단 한 경기지만 의미가 있었다. 한화 이글스가 최하위 탈출을 위한 훌륭한 모범 답안을 스스로 내보였다.
한화는 17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원정경기에서 5-2로 승리했다. 삼성과의 3연전을 모두 내준 후 인천으로 왔지만 SK와의 3연전 중 먼저 2패하면서 분위기는 최악으로 치닫았다.
게다가 상대는 작년 9월 18일 문학경기 이후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채 9연패 중이던 SK였다.

한화는 15~16일 SK전에서 왜 최하위인지 여실히 증명했다. 선취점을 얻고도 지켜내지 못했다. 뒤로 가면서 불펜진이 깔끔하지 못했다. 게다가 방망이는 달아나야 할 찬스에서 침묵했다.
이는 기록에도 잘 드러났다. 한화는 전날까지 선취점을 올린 26경기에서 12승 13패 1무를 기록했다. 5할 승률도 되지 못했다. 단연 선취점시 최다 패배다. 이는 투타 밸런스가 엇박자가 났다는 뜻이었다. 이는 앞선 삼성과의 3연전에서도 보여줬던 답답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먼저 선취점을 내줬다. 1회 최정에게 선제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하지만 한화는 2-0으로 뒤진 6회 오선진의 좌월 솔로포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계속해서 공격을 이어간 한화는 2사 만루를 만든 뒤 이대수의 2타점 역전 중전적시타로 승부를 뒤집었다. 그리고 한화는 3-2로 앞선 9회 오선진이 다시 2타점 적시타를 날려 쐐기를 박았다. 필요할 때 추가점을 올린 것이다.
마운드는 더욱 빛났다. 김혁민은 먼저 2점을 내주고도 제 몫을 다했다. 이후 실점하지 않으며 공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6⅓이닝 동안 7피안타(1홈런) 1볼넷 5탈삼진으로 2실점했다. 이어 나온 안승민은 1⅔이닝을 1피안타 1탈삼진으로 꽁꽁 틀어막았고 마무리 박정진은 피안타 없이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냈다. 특히 무사 2루 위기에서 나왔지만 실점하지 않았다.
바로 전날도 불펜에서 승리를 날렸던 한화였다. 선발이 지켜냈던 승리를 불펜에서 날리는 것이 익숙했던 장면을 완전히 뒤바꾼 것이다. 여기에 수비도 깔끔했다. 특히 이날 승리의 주역이었던 오선진이 1사 1,2루 위기였던 5회 정근우의 2루타성 타구를 잡아 침착하게 3루 베이스를 찍고 1루로 던져 더블 아웃을 잡아내는 장면은 백미였다.
악몽 같던 한 주를 보낸 최하위 한화가 이날 경기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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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