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아사모아의 결장, 오히려 서울에 '독 됐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06.18 07: 15

"독이다".
최용수 FC 서울 감독이 포항 스틸러스의 출전 선수 명단을 받아들고 한 소리다. 포항은 지난 17일 서울전에 전날 골반 부상을 당한 아사모아를 제외한 채 경기에 임했다. 서울로서는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 포항의 주축 공격수가 빠진 만큼 서울로서는 이득이었다. 하지만 최 감독은 얼굴을 찌푸렸다.
최 감독의 예상은 적중했다. 서울은 포항 스틸야드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16라운드 포항과 원정경기서 0-1로 패배했다. 서울은 점유율에서 51%로 앞섰고 슈팅수에서도 11-5로 우위를 점했지만 끝내 포항을 넘지 못했다. 포항과 최근 승부서 1무 4패를 기록하던 서울로서는 당혹스러운 일이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서울은 팀 최다 연승 기록과 타이인 7연승을 눈 앞에 두고 좌절함과 동시에 최근 10경기 연속 무패(7승 3무) 기록도 끊기며 선두권 유지에 적신호가 켜지게 됐다.
최 감독이 얼굴을 찌푸린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해이해지는 것을 염려한 것. 최 감독은 "상대팀에서 (주요 선수가) 빠지면 항상 어려운 경기를 했다. 두 번 다시 그런 일이 없어야 해 선수들에게 상대 출전 선수들을 보지 말고 오직 우리만 신경 쓰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생각대로 되면 축구가 아닌 법. 포항은 문전에서 기회를 만들지는 못했지만 전체적으로 매끄러운 공격을 펼쳐 서울을 당혹하게 만들었다. 아사모아가 없으면 없는 대로 공격을 잘 펼친 것. 이에 대해 최 감독은 "포항이 홈에서 우리보다 강한 투지를 보여줬다. 포항 선수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며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제는 그 독이 포항전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서울은 근래 들어 가장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다. 오는 20일 최대 라이벌 수원 삼성과 FA컵 16강전을 홈에서 갖는 것. 최 감독은 이를 염두에 두고 포항전에 최태욱과 아디 등 주축 선수 몇 명을 제외시켰다. 최근 수원에 4연패를 당하고 있는 만큼 총력을 다하겠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포항전 패배로 계획이 틀어졌다. 수원전에 나설 선수 명단에 차이가 생긴 건 아니지만 정신적인 영향이 적지 않다. 최 감독도 "(심리적인 타격이) 아무래도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고 인정할 정도였다. 반드시 복수하겠다는 것이 서울의 입장이지만, 포항전의 패배로 상승세가 꺾인 만큼 힘든 준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로서는 아사모아의 결장으로 인한 독이 한 경기에 그치지 않고 다음 경기까지 이어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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