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새로운 1번' 최주환, "이천 햇빛, 다시는 안 보겠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6.18 10: 40

"이제 이천의 햇빛은 다시 보고 싶지 않다". 
6년차 내야수 최주환(24)이 두산의 새로운 공격 첨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주환은 최근 9경기 연속 1번타자로 두산의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기간 동안 32타수 12안타 타율 3할7푼5리 1홈런 5타점으로 활약하고 있다. 특히 최근 4경기 연속 멀티히트로 맹활약이다. 김진욱 감독도 "우리팀 1번타자"라고 인정하고 있다. 
광주 동성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6년 2차 6번 전체 46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최주환은 그러나 두터운 선수층에 이렇다 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2009시즌을 마친 뒤 군입대했고, 2년간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팀에 복귀했다. 2년간 퓨처스리그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펼치며 2군에서는 더 이상 보여줄 게 없는 선수가 되어 돌아왔다. 

제대 첫 해가 된 올해 최주환은 개막 엔트리에 들어갔지만 2연전이 끝나자마자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5월말부터 다시 1군에 올라와 백업 멤버로 모습을 드러내더니 6월 중순부터 1번타자 자리를 꿰찼다. 공격의 포문을 뚫을 뿐만 아니라 3루 수비에서도 조금씩 자리잡아가고 있다. 
최주환은 "요즘 야구하는 게 즐겁다. 예전에는 기계적으로 야구했지만 이제는 즐기며 하고 있다. 실수를 해도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고 달라진 마음가짐을 설명했다. 붙박이 1번타자가 되면서 쫓기지 않고 자신의 야구를 마음껏 펼칠 수 있게 된 것이다. 데뷔 후 1군의 두터운 내야진에 막혀 기회가 없었던 그에게 요즘은 하루하루가 행복할 따름이다. 
프로에서 대부분 오후 1시 주간 경기를 해온 그에게 야간 경기도 새로운 변화다. 최주환은 "1군은 밤에 경기를 하고, 관중들도 많기 때문에 훨씬 더 경기 몰입할 수 있게 된다. 1군 투수들이 수준은 높지만 그만큼 타석에서 집중하게 된다. 다시는 이천의 햇빛을 보고 싶지 않다"며 2군 훈련장이 있는 이천 베어스필드로 돌아가지 않고 1군에 잔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의 롤 모델은 KIA 이용규와 일본인 내야수 가와사키 무네노리(시애틀). 최주환은 "용규형은 고교 때 연습경기도 해봤지만 그때부터 체구가 작아도 다부지고 야무지게 달라붙었다. 타석에 들어서면 쉽게 죽지 않고 뭔가 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줬다. 그런 점을 본받고 싶다"며 "가와사키도 외모는 곱상하지만 경기에서는 파이팅을 넘친다. 타격하는 스타일도 그렇고 여러모로 배우고 싶은 게 많다"면서 자신의 지향점도 밝혔다. 
최주환은 "1군에는 잘하는 사람들이 많다. 많이 보고 많이 배우겠다"며 배움의 자세를 잃지 않았다. 두산의 새로운 공격 첨병으로 거듭난 그는 "첫 타석과 초구부터 상대에게 끌려다니지 않겠다. 1번타자답게 첫 타석 초구에 더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그 다짐을 잃지 않는다면 이천의 햇빛은 더 이상 그를 비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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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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