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의 '귀화정책'이 축구와 농구뿐만 아니라 핸드볼도 점령했다.
제2회 카타르 4개국 친선경기대회에 나선 카타르 남자 주니어대표팀은 동유럽과 북아프리카 혈통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2m에 가까운 장신과 탁월한 몸싸움 능력을 갖춘 유럽 출신 선수들이 골키퍼부터 피봇 자리까지 포지션 별로 1명씩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축구는 5년 이상 해당 국가 리그에서 활약을 한 선수에 한해 귀화 후 대표팀 합류를 인정하지만 핸드볼은 다소 규정이 느슨한 편이다. 카타르는 이런 점을 파고든 것이다.

'귀화정책'은 이미 카타르 스포츠를 대표하는 특징이 됐을 정도로 전 종목에 걸쳐 이뤄지고 있다. 축구와 육상 등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는 종목에 주로 귀화 선수가 포진한다. 이들을 앞세워 실제로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경우도 종종 벌어지고 있다.
몇 안 되는 인구 속에 우수한 인재를 찾기 힘든 것은 사실이다. 귀화선수를 받아들이는 것은 이런 단점을 해소하기 위한 극단적인 방법인 셈이다. 하지만 과연 외국인 선수가 대부분인 선수단이 진정 카타르를 대표하는 팀인지에 대한 비난이 일고 있다. 외국인 선수로 팀을 꾸리는 클럽과 다를 게 없다는 비판이다.
유스(18세 이하) 시절부터 귀화 선수를 받아들이지만 기량과 성적에 따라 변화가 심한 환경 탓에 선수가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지난 2월부터 카타르 유스팀을 지도 중인 장형배 감독은 "카타르 대표팀이지만 실제 카타르 선수들은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처럼 귀화선수가 주축이 된 카타르를 맞아 이달 말부터 아시아주니어선수권(20세 이하)을 치러야 하는 한국은 바짝 긴장하는 눈치다. 중동에서도 복병으로 평가받는 카타르가 귀화 선수들의 합류로 전력을 일신한 것이 내심 걸릴 수밖에 없다.
스피드를 앞세우던 기존 경기력이 힘에 기반한 유럽식으로 바뀌면서 힘겨운 승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만호 남자 주니어대표팀 감독은 "4개국 친선대회를 통해 상대 장단점을 파악해 아시아주니어선수권에 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한국 남자 주니어핸드볼대표팀은 18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의 알 아라비 스포츠클럽에서 첫 훈련을 실시했다. 19일 남자 주니어 랭킹 8위(한국 23위)의 강팀 프랑스와 맞붙는 한국은 아시아 팀들의 전력 탐색이 주목적인 만큼 4개국 대회를 통해 아시아선수권 필승전략을 완성한다는 계획으로 이번 대회에 임할 예정이다.
김 감독은 프랑스전을 앞두고 "무조건 이기겠다는 생각보다는 우리가 가진 것을 제대로 발휘하는게 중요하다. 최선을 다해 볼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한국은 프랑스전을 치른 뒤 20일 바레인, 21일 카타르전을 차례로 치른다. 카타르 4개국 친선경기대회는 4팀이 풀리그를 치러 최상위팀이 우승을 차지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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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 전 미팅 중인 카타르 주니어대표팀 선수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