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하 런닝맨)이 주말 최고의 예능프로그램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여름, 국민 MC 유재석을 투입하며 침체기에 빠진 SBS 예능프로그램의 구원(?)을 꾀했지만, 다소 평범했던 콘셉트로 시청자에게 외면을 받으며 존폐위기에 놓이기도 했던 것이 사실. 그러나 제작진과 멤버들의 피나는 노력으로 참신한 프로그램으로 발돋움해 대한민국 대표 예능의 반열에 올랐다.
'런닝맨'은 게스트를 초대하고, 함께 술래잡기를 한다는 기본적인 콘셉트 아래 신선한 미션과 기상천외한 게임을 녹여 시청자의 기대와 호평을 받고 있다. 그간 박지성, 정대세 등 예능에서 보기 어려운 게스트도 초대하며 '막강 섭외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특히 다음 주 방송될 '100회 특집'에는 김희선이 게스트로 출연한다는 소식이 알려져 기대감을 자아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게스트와 멤버들의 조화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지만, 사실 게스트 없이 진행하는 멤버들의 레이스가 더욱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것이 방송가의 중론. 실제로 멤버들끼리 진행한 좀비 특집, 초능력자 특집은 시청자들의 많은 호응을 얻었다.
지난 10일 방송된 좀비 특집은 '블록버스터급 예능'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좀비 숙주인 개리가 모든 멤버들을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시킨다는 다소 엽기적인 소재였지만, 방송 내내 긴장감을 고조시키며 재미와 스릴을 동시에 선사했다. 좀비들을 피해 생존한다는 MBC '무한도전' 좀비 특집과는 다소 차별화를 뒀기 때문에 더욱 참신했다.
그런가 하면 '초능력자 특집'은 '시간을 거스르는 자', '공간을 지배하는 자' 등 많은 유행어를 생산해냈다. 기발한 아이디어로 마치 한편의 첩보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런닝맨' 멤버들은 서로에 대해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본인들만의 캐릭터도 이미 구축돼 있다. 게스트를 배제한 이들만의 레이스는 게스트 배려에 신경 쓸 이유가 없기 때문에 더욱 치열하고 긴장감이 넘친다. 게스트들이 참여하면 이들을 더욱 빛내줘야하는 일종의 '의무감'이 있기 때문에 가끔 몰입이 방해되는 면도 없지 않아 존재할 수밖에 없다.
'런닝맨'은 이제 확실히 자리 잡았다. SBS뿐만 아니라 타 방송국에서도 탐낼만 한 멤버들과 포맷을 가지고 있다. 쟁쟁한 게스트를 '런닝맨'에서 보는 것도 즐겁지만, 멤버들간의 좌충우돌 레이스 또한 시청자가 원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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