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MLG서 자신감을 많이 얻고 돌아왔으니깐 아직 부족하지만 스타크래프트2 더 열심히 해야죠. 프로리그도 이겨야 하고요".
그 어느때 보다 의욕이 높았지만 승리의 여신은 또 한 번 그를 외면했다. 아니 스타크래프트1 때 기적의 '혁명가'로 불렸던 그 답지 않았다. 사소한 실수로 단정짓기에는 경기 내용도 최악이었다.
SK텔레콤의 간판스타 '혁명가' 김택용(23)이 또 한 번 스타크래프트2 마수걸이 승리에 실패했다. 미국에서 열렸던 KeSPA MLG 인비테이셔널서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자신감을 얻었지만 18일 서울 용산 온게임넷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열린 '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시즌2' KT와 후반전 1-0 으로 앞선 2세트에 출전해 상대 진영 정찰 소홀과 전력의 핵심인 분광기에 태운 불멸자 2기를 헌납하면서 스스로 승리를 날렸다.

초반 출발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상대와 체제를 맞춰나가며 여유있게 출발한 뒤 주성욱의 4차원관문 돌진 광전사-암흑기사 찌르기를 기막힌 파수기의 역장과 입구 건물 심시티로 막아내며 첫 위기를 아무 피해없이 넘겼다. 화력면에서도 불멸자 2기를 추가로 생산하며 앞서있는 상황.
그러나 차원분광기를 생산하면서 판단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관측선을 3기 이상 생산하며 입구 지역과 병력 방어에는 신경을 썼지만 차원 분광기 드롭을 시도하다가 회군하면서 공격 타이밍을 놓쳤고, 상대방 진영도 정찰에 실패하면서 경기의 주도권을 내주기 시작했다.
반면 주성욱은 첫 압박이 실패한 이후 곧바로 앞마당에 연결체를 소환하며 자원력을 충분히 갖추면서 차원관문을 늘리고 병력을 있는대로 생산하기 시작했다. 병력을 갖추자 공격을 시작한 주성욱은 앞마당을 쫓아간 김택용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화력의 핵심이었던 불멸자 2기를 태운 차원분광기를 내주면서 결국 패배로 이어지고 말았다.
스타크래프트1 시절 꼼꼼하기로 소문났던 김택용 답지 않은 경기력이었다. 자신감을 찾았다지만 3경기를 하는 동안 1승도 올리지 못했다는 사실은 SK텔레콤에도 반갑지 않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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