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교' 박범신 작가 "네 번의 자살 시도, 이유는.." 눈물
OSEN 황미현 기자
발행 2012.06.19 00: 14

'은교'의 원작자 박범신 작가가 "가난 했던 어린 시절의 담벼락에 갇혀 자살 시도를 여러 차례 했다"고 밝혔다.
18일 오후 11시 15분 방송된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는 70세 노인과 17세 소녀의 사랑을 그린 소설 책 '은교' 원작자 박범신 작가가 출연해 자극적이면서도 재치있는 입담을 펼쳤다.
박범신 작가는 MC진에 "4번의 자살 미수를 경험했다고 들었다"는 말에  잠시 머뭇 거린 뒤 "삶이 경이롭고 경이롭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며 "지금은 매우 후회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내 말에 흔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자살 시도 경험에 대해 털어 놨다.

그는 "어린 시절 정말 가난했다. 가난했기 때문에 화목하지 않았다. 어머니는 가난에 민감했고 좁은 방에 살던 누나들은 공격적인 성격으로 바뀌었다. 아버지는 일을 하러 항상 나가셔서 부재였다. 나는 더더욱 심약해져 갔다"고 말했다.
이어 "어린 시절, 집 안에 들어서기 두려웠다. 어둠이 감지됐기 때문이다. 평화로운 다른 집의 모습에 나에게는 담벼락이 쌓여갔다. 고2 때는 남독(가리지 않고 책을 일는 것)을 했는데, 과도한 독서량이 나를 가둬 놓은 것 같다. 그래서 두 번의 자살 시도를 했다가 실패했다"고 털어 놨다.
또 "세 번째 자살 시도는 지금의 아내와 연애할 때다. 팔을 그었다. 저녁에 여관에서 벌어졌다. 왜냐고 묻지 말아 달라. 내 존재 자체에 대해 모르겠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80년대 이후 마지막 자살 시도가 있었다. 그 때는 아이도 셋이나 있었다. 그 때는 인기 작가였다. 격동의 80년대였다. 흉흉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한 시대에 대한 책임감이 강했다. 80년대에는 인기작가라는 이유로 가시 방석에 앉아 있어야 했다. 가장 상처받았던 일은 동지라고 부른 이들이 나를 비난한 일이었다"며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더불어 그는 "그 때의 일들을 모두 후회한다. 모든 것이 끝나는 곳에 길이 있음을 뒤늦게 알았다. 아내와 아이들에게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박범진 작가는 "오욕칠정은 청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노인도 사랑할 수 있다. 또 자극적인 것만이 욕정이 아니다"라며 자신의 철학을 과감히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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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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