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재능' 안토니오 카사노(AC 밀란)가 이탈리아를 구했다. 또 그의 뒤를 이어 '악동' 마리오 발로텔리(맨시티)가 추가골을 넣으며 이탈리아의 유로 2012 8강행을 자축했다.
이탈리아는 19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폴란드 포즈난 시립경기장에서 열린 유로 2012 C조 최종전 아일랜드와 경기서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이탈리아는 1승2무 승점 5점을 기록하며 조 2위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카사노는 '악마의 재능'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누구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그에게 붙여진 별명. 골을 넣으면 종종 유니폼 하의를 내리고, 무면허 운전에 여성 관계까지 복잡하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직전에는 자신을 뽑지 않은 마르첼로 리피 당시 이탈리아 감독을 향해 독설을 퍼붓기도 했다.

이번 대회서도 카사노는 한 건 만들어 냈다. "이탈리아 대표팀 내에 동성애자가 있지 않길 바란다"는 말을 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하면서 롤러코스터와 같은 행보를 보이는 중.
그러나 8강 진출이 걸린 아일랜드와 경기서는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카사노는 지난해 10월30일 AS 로마와 경기를 마친 후 뇌경색 증상을 보이며 쓰러졌다. 정밀 검사결과 그는 심장 혈관에 이상이 있어 수술대에 올랐다.
선수 생명 위기까지 갔던 카사노는 결국 이겨냈다. 수술도 성공적이었고 재활도 순조로웠다. 결국 지난 4월 초 세리에 A에 복귀하면서 다시 '악마의 재능'을 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
물론 심장수술로 인해 카사노는 풀타임 출전할 수 있는 능력을 잃었다. 하지만 그는 아일랜드와 경기서 자신이 맡은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끊임없이 뛰었다. 이탈리아가 초반부터 강력한 공격력을 뽐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악마의 재능'을 가진 카사노의 활약 덕분이었다.
카사노는 결국 해냈다. 전반 35분 상대진영 왼쪽에서 안드레아 피를로가 문전으로 올린 코너킥을 뒷통수로 방향을 바꾸면서 결승골을 뽑아냈다. 카사노의 헤딩은 아일랜드 골키퍼 셰이 기븐을 맞고 골라인 안쪽으로 떨어지면서 득점으로 인정됐다.
카사노는 후반 교체됐다. 그의 뒤를 이어서는 '악동'이 골을 뽑아냈다. 후반 28분 안토니오 디 나탈레와 교체 투입된 발로텔리는 평소와는 달랐다. 침착한 모습으로 경기에 집중했다. 스페인과 첫 경기서 이해할 수 없던 행보와는 달랐다.
그렇게 상대 수비를 괴롭히던 발로텔리는 후반 추가시간 조국 이탈리아의 8강행을 자축하는 쐐기골을 터트렸다. '악마의 재능'과 '악동'이 이탈리아를 구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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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오 카사노-마리오 발로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