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할에서 내려온 김태균, 오히려 홀가분해졌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6.19 10: 10

3할9푼9리. 
한화 4번타자 김태균(30)이 꿈의 4할 타율에서 내려왔다. 김태균은 지난 15~17일 문학 SK전에서 오른손 엄지손가락 통증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15~16일에는 대타로 출장했지만, 각각 헛스윙 삼진과 좌익수 뜬공. 시즌 타율은 올 시즌 처음 3할9푼9리로 떨어졌다. 개막 후 한 번도 4할대 타율에서 내려오지 않았던 그가 결국 3할대로 내려온 것이다. 
김태균은 올 시즌 개막 후 줄곧 4할대 타율을 유지했다. 개막전에서 5타수 2안타를 치며 4할 타율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두 달 반이 넘도록 4할대에서 내려올 줄 몰랐다. 4할 타율 유지 기간으로 하면 최초이자 마지막 4할 타자 1982년 MBC 백인천에 이어 1994년 해태 이종범(8월21일) 1987년 삼성 장효조(8월19일) 다음이다. 

그러나 체력 저하와 부상으로 인해 타격감각도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난달 27일 목동 넥센전에서 몸살 기운으로 처음 결장한 뒤 최근 3경기에서 오른손 엄지 통증으로 선발 라인업에 빠지기에 이르렀다. 특히 오른손 엄지는 타격할 때 배트에 전달되는 울림 증상에 의해 밀려온다. 타격에 있어 민감한 부위이기에 더욱 조심스럽다. 
김태균은 "나도 사람이다 보니 4할 타율에 대해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언젠가는 4할 타율에서 내려가기는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 야구에서 4할 타율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기록 중 하나로 평가된다. 매경기 안타 2개 이상 또는 안타·볼넷을 얻어야 가능한 기록인데 133경기 장기레이스에서는 불가능에 더 가깝다. 
현실적으로 김태균이 남은 경기에서 4할을 치기란 어렵다. 팀의 58경기 중 56경기에 나온 김태균은 188타수 75안타로 경기당 3.36타석에서 1.34개 안타를 쳤다. 이 수치를 기준으로 할 때 김태균이 앞으로 남은 75경기에서 252타수 101타수로 4할1리의 타율을 쳐야 4할 달성이 가능하다. 산술적으로도 쉽지 않은 기록이다. 
하지만 오히려 4할 타율에서 내려오게 됨에 따라 보이지 않는 부담을 떨칠 수 있게 됐다. 그는 최하위로 떨어진 팀 성적에 큰 책임을 느끼고 있다. 그 중 하나가 홈런의 감소다. 그는 아직 홈런이 7개로 기대 만큼 장타가 터지지 않고 있다. 안타 중 장타 비율도 28.0%로 전체 23에 불과했다. 4할 타율과의 딜레마가 주된 이유였다. 
김태균은 "홈런은 노린다고 해서 나오는 건 아니지만 분명 스윙이 달라지게 되어있다. 만약 타율이 3할7푼에서 3할8푼대라면 홈런을 적극적으로 노리겠지만 4할이기 때문에 쉽게 그럴 수도 없다"고 토로했었다. 오히려 4할 타율에서 내려온 만큼 스윙을 조금더 적극적으로 가져갈 수 있게 됐다. 4할 사수에 대한 부담을 버리고 홀가분한 스윙이 가능해진 것이다. 
김태균은 "4할 타율에서 내려오면 허무함이 조금 들 것 같기도 하다"고 걱정한 바 있다. 하지만 지금 그에게는 4할 타율보다 더중요한 게 팀이다. 4할 타율에서 벗어난 그는 오히려 홀가분해졌다. 그의 방망이가 더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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