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은 구위저하, 류현진은 불운이 고전 원인이다.”
KIA 선동렬 감독이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에이스 KIA 윤석민과 한화 류현진의 고전 원인을 진단했다.
선 감독은 지난 17일 군산 LG전을 앞둔 자리에서 두 에이스 투수에 대해 “이미 수년간 프로야구 무대를 주름잡아온 대투수들이다. 이따금씩 시련을 겪을 때가 오는 법이다”며 “에이스 투수일수록 상대팀에서 철저하게 분석한다. 조금씩 투구패턴에 변화를 주지 않는다면 타자들에게 공략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선 감독은 전력분석이란 게 단순히 KIA 외국인 투수 헨리 소사의 경우처럼 구종에 따른 투구폼이 노출되는 것만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선 감독은 “우리나라 전력분석도 많이 발달됐다. 90년대 일본에 갔을 때 전력분석을 보고 굉장히 놀랐는데 우리도 이제는 일본에 뒤지지 않는다”며 “원칙적으로 구종마다 투구폼이 100% 같은 수는 없다. 즉 흔히 말하는 쿠세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는 일이다. 나도 현역시절에 슬라이더 던질 때의 투구폼을 노출당했다. 근데 요즘은 투구폼 뿐이 아닌 볼카운트에 따른 구종선택, 초구와 결정구에 대한 구종선택까지 모두 분석한다. 결국 변화가 없다면 분석을 이겨낼 수 없다”고 시즌 중에도 투구패턴에 변화를 줄 것을 강조했다.
올 시즌 윤석민은 3승 3패 평균자책점 3.19를 기록, 수준급 투수의 성적을 찍고 있으나 지난 시즌 17승 5패 평균자책점 2.45로 MVP를 수상했던 모습은 아니다. 이에 대해 선 감독은 “일단 석민이의 구위가 작년보다 못하다. 아무리 전력분석으로 투구폼을 알아채도 구위가 좋으면 소용없다. 나도 슬라이더가 읽혔지만 그렇다고 공략 당하지는 않았었다”면서 “석민이가 지난해의 구위였다면 전력분석이 이정도로 통하지는 않았을 것이다”고 구위저하가 윤석민의 고전 원인이라 밝혔다.
선 감독은 2승 3패 평균자책점 2.76을 기록하고 있는 류현진과 관련해선 “현진이는 좀처럼 승을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선발투수가 호투에도 승을 올리지 못하면 초조해지고 자신감을 잃게 된다. 내가 봤을 때 현진이는 불운에 의한 마음의 병을 겪고 있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실제로 류현진은 11경기에 등판해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소화·3실점 이하) 8번을 기록했지만 좀처럼 승운이 따르지 않으며 2승에 그치고 있다. 류현진 등판시 한화 타선은 3득점 1경기, 2득점 3경기, 1득점 3경기, 0득점 1경기의 빈타를 보였고 실책 또한 6개나 된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현재 두 투수 모두 1군 엔트리에서 빠진 상황이다. 류현진은 지난 10일 오른쪽 등근육에 부상을 당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당시 한화 한대화 감독은 "옆구리 뭉침 증상이 풀리려면 5일 정도 걸린다. 치료에 5일 정도 걸리니 언제 다시 1군에 올릴지는 그때 가봐야 알 것 같다"고 류현진의 엔트리 제외를 발표했었다.
윤석민 또한 지난 13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당시 윤석민의 상태에 대해 KIA 구단은 “팔꿈치 염증으로 열흘에서 보름 정도 쉬어가게 하기 위해 엔트리에서 제외했다”고 전했다. 선 감독은 팔꿈치 염증이 윤석민의 구위 저하의 원인이라고 생각, 완벽한 몸상태에서 복귀하기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민과 류현진 모두 이번주 1군 복귀가 가능한 상태. 두 에이스가 각각 구위저하와 불운을 극복하고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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