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영화, 반전 흥행 '부러진화살'- 망작 '가비'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2.06.19 09: 48

상반기 극장가는 예상 외, 혹은 예측보다 큰 폭발력으로 흥행을 거둔 영화들이 눈에 띈다. 이 중 모두를 놀라게 한 최고 반전의 흥행작은 무엇일까? 그런가하면 흥행과 평 둘 다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낸 아쉬운 작품을 꼽는다면?
영화진흥위원회의 공식 집계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6월 18일까지, 흥행 톱 1위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705만)가 차지했다.
이어 2위는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468만), 3위는 '건축학개론'(410만), 4위는 '댄싱퀸'(400만), 5위는 '내 아내의 모든 것'(385만)이다. 1위를 제외한 2~5위를 독식한 한국영화의 힘이 놀랍다.

이 중 '어벤져스'는 인지도가 다소 낮다는 이유로 큰 흥행을 예측하는 시선이 많지 않았지만 경쟁작 '코리아'가 적수가 안 될만큼 예상보다 큰 파괴력으로 한국영화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으며 하반기 슈퍼히어로물 등장의 단단한 토대를 만들었다. 
'건축학개론'은 몇년째 부진한 정통멜로라는 장르, 90년대 감성을 과연 현재 20대 관객들이 얼마나 이해할지에 대한 의문 등으로 부정적인 반응이 있었다. 그래도 시사회 후 배우들의 호연과 군더더기 없는 연출력에 기대 이상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지만 이처럼 한국 멜로영화 1위까지 차지하게 된 것은 나름의 반전이다.
그래도 상반기 흥행 6위에 오른 '부러진 화살'(341만)만큼 세상을 놀라게 한 영화는 없었다. 지난 1월 18일 설 연휴를 맞아 '댄싱퀸', '페이스 메이커', '네버엔딩 스토리' 등의 화제작들과 나란히 개봉한 '부러진 화살'은 250여 개의 상대적으로 적은 상영관 수로 출발했으나,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개봉 8일만에 100만 명 돌파, 개봉 2주차에는 박스오피스 1위, 개봉 4주차에 300만명 돌파라는 놀라운 흥행력을 과시했다.
2007년 '석궁 테러 사건'을 재구성한 '부러진 화살'은 사법부라는 거대 권력에 직격탄을 날리는 이야기답게 연일 언론의 정치사회면을 뜨겁게 달구며 사회적 이슈를 이끌어냈다. 2011년에 개봉한 '도가니'와 함께 사회파 영화의 순기능과 그 역할에 대한 다양한 담론을 만들어냈다는 평. 사회적 움직임과 함께 힘을 얻는 영화다.
또 5억 원의 저예산이 투입된 작은 영화로서 종영 직전 약 256억 원이라는 수익을 올리면서 저예산 영화의 상업적 성공 가능성을 입증해 보이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상반기 가장 아쉬웠던 작품으로는 올해 사극영화의 포문을 연 '가비'를 꼽을 수 있다. 순 제작비 54억원을 들여 27만명의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다.
'가비'는 명성황후 시해 이후 고종 황제가 러시아 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겼던 아관파천 당시를 배경으로 고종 황제(박희순)와 조선 최초의 바리스타 따냐(김소연), 그리고 그녀를 사랑한 이중스파이 일리치(주진모)의 이야기를 조선과 러시아라는 광활한 시대-공간적 배경 속에 그린 영화. 김탁환 작가의 소설 '노서아가비'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접속' '텔미썸딩'의 장윤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영화계의 관심을 모았다.
주연배우 하차, 제작 지연 등 사건 사고가 많았던 작품인 만큼 영화계에서는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과 흥미로운 스토리가 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뚜껑을 연 '가비'는 원작의 묘미를 제대로 못 살린 영화란 평이 지배적이었다. 주연배우들의 호연과 조선 최초 바리스타와 독살 위기에 처한 고종의 스캔들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제대로 풀어내지 못해 관객들의 공감을 얻는 데 실패했다.
이 외에도 김명민 주연 '페이스메이커'는 46만명으로 예상 외 저조한 흥행 성적을 보였고, 송강호 이나영의 변신이 주목된 유하 감독의 '하울링'은 159만명을 모아 상반기 박스오피스 16위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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