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주니어 핸드볼, 친선경기 첫 패배 신경쓰지 않는 이유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2.06.19 09: 22

김만호 남자 주니어 핸드볼대표팀 감독은 카타르 4개국 친선경기대회를 앞두고 "다 보여주면 남는 게 없다"는 의미심한 말을 남겼다.
지난해 한국이 1회 대회 우승을 차지한 것을 생각해 보면 쉽게 나오기 힘든 말이다. 국제핸드볼연맹(IHF) 남자 주니어 랭킹 8위인 프랑스(한국 23위)를 제외하면 카타르(28위)와 바레인(49위) 모두 해 볼 만한 상대다. 욕심을 낼 법했다. 하지만 차분했다.
본고사가 코 앞인데 모의고사에 힘을 뺄 필요가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목표는 어디까지나 오는 28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막이 오르는 아시아주니어선수권대회. 세계선수권 예선을 겸한 대회인 만큼 중요도가 크다. 전 대회에서 예선 탈락을 경험한 만큼 이번에는 본선에 나가겠다는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이런 가운데 카타르 대회에 초청을 받았다. 홈 팀 카타르를 제외한 3개 참가국에 카타르핸드볼협회가 항공료와 체류비 전액을 부담하는 조건이었다. 오일머니의 힘을 제대로 발휘했다.
물론 뻔한 속셈이었다. 아시아선수권에서 맞붙을 한국과 바레인의 전력을 탐색하는기 위해서였다. 동유럽과 아프리카 출신 귀화 선수를 받아들이면서 전력을 일신했으나 아직까지는 한국이 아시아 최강이라는 두려움이 있다. 아시아선수권 성공을 위해 한국을 넘어야 하는 점을 잘 알고 미리 준비를 한 셈이다.
핸드볼협회는 이런 속셈을 알면서도 카타르의 제의를 차마 거절하지 못했다. 지난해 대회 우승팀이라는 좋은 명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회 개막 하루 전인 지난 18일 도하에 도착해 다음날부터 3연전을 치르는 일정을 짰다. 핸드볼협회 관계자는 "카타르만 두 번을 왕복하는 데 40시간 가까이 잡아먹게 생겼다"고 혀를 내둘렀다.
한국은 19일 알 아라비 스포츠클럽에서 가진 프랑스와 1차전에서 주전과 비주전을 고루 섞은 전력으로 나섰다. 전반 중반 이후 유일한 고교생 선수인 지형진(19, 청주공고)이 줄곧 골문을 지켰고 성인 대표팀에서 활약 중인 이현식(20, 한체대)이 중심을 잡았지만 김 감독은 수시로 선수를 교체했다. 이날 관중석에 전력 탐색에 열을 올린 카타르와 바레인 대표팀 관계자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결과는 32-35 석패였다. 하지만 김 감독은 "전지훈련을 하는 기분으로 대회를 치를 생각"이라며 적들의 눈 앞에서 '다 보여주지 않겠다'는 각오를 공고히 했다.
한국은 20일 바레인을 상대로 대회 첫 승에 재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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