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수급 문제, 그리고 늘어나는 관중들을 수용할 만한 야구 인프라 확충도 생각해야 한다”.
결국 그가 원하는 대로 유보가 되었다. 아직 새 구단 창단 가능성이 잠재하고 있으나 안타까운 일이다. 이 와중에서 왜 그가 반대론의 위치를 고수하고 있는지는 객관적으로 생각해보고 그 우려점이 없도록 운용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다. 10구단 가세 여부가 다시 유보된 가운데 신생 9구단 NC 다이노스의 창단 및 승인서부터 줄곧 체재 확대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혀온 장병수 롯데 자이언츠 사장의 이야기가 현실화되었다.
9개 구단 사장단으로 구성된 KBO 이사회는 19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제10구단 참여 승인을 유보했다. KBO 측은 "향후 고교야구팀의 증대, 신인 지명제도 보완 등으로 아마추어 야구의 전반적인 여건 성숙과 구장 인프라 개선 등 제반을 조성한 후 10구단을 창단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장 사장의 이야기가 반영된 결정이기도 하다.

그동안 장 사장은 새 구단 가세 및 야구 시장 확대에 대해 줄곧 반대 의사를 밝혀왔다. 19일 임시 이사회를 앞두고도 장 사장은 “5년이나 10년이 지난 후 9구단, 10구단 체제에 대해 논의해도 늦지 않다는 생각이다”라는 입장을 지켰다. 프로야구 현 주소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프로야구 현 주소를 알아야 한다. 아직은 한참 멀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야구계에 호재가 많더라도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방안도 생각해야 한다”.
어느덧 600만 관중 시대를 훌쩍 넘어선 프로야구지만 산적한 과제는 분명하다. 새로운 두 개 구단이 가세하면 기존 구단에서 내주는 선수들은 물론 우선 지명권 등을 주고 신생팀 구성에 더욱 힘을 기울여야 한다.
예년 같으면 프로야구 무대를 밟지 못했을 기량의 선수들이 프로에 입성해 신생팀 구성원이 될 경우 경기력 저하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프로야구라는 서비스업을 감안했을 때 팬들의 기대치에 경기력이 따르지 않을 부분도 분명히 유념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언제가 될 지는 몰라도 앞으로 태동할 신생 구단에게 주어진 가장 큰 과제다.
또한 기존 8개 구단 홈 중에서 아직도 프로야구를 치르는 구장이라고 보기 부끄러운 곳이 남아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시장이 커지는 데 따라 그에 걸맞는 구장의 필요성이 절실한 현실인데 그나마 마침맞다고 평가받는 구장은 인천 문학구장 아니면 잠실구장이다. 그나마 잠실구장은 원정팀 라커룸이 없어 선수들이 복도에 짐을 놓아두고 불편한 가운데 경기를 준비한다. 팬들이 만족할 수 있는 시설의 확충은 필수다.
일단 9구단 NC가 창단한 가운데 최악의 경우 리그 파행을 이끌지 않기 위해서는 10구단 승인 여부가 조속히 결정되는 것이 가장 우선시 된다. 그렇다면 9구단 NC의 승인도 10구단 체제 태동과 시일을 맞추는 쪽으로 애초에 미뤄졌어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NC가 1군 진입을 기다리는 가운데 무조건적인 10구단 체제 유보는 이 시점에서 잘못된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팀이 늘어나 야구인들이 더 많은 취업 기회를 얻을 가능성을 무턱대고 낙관만 해서는 안된다.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프로야구’라는 간판에 어울리는 경기력과 인프라 확충이 가장 절실할 때다. 유보 이후 빠른 시일 내 10구단 가세가 결정되더라도 인프라 확충과 경기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결국 장병수 사장의 일침이 ‘내가 뭐랬어’가 될 수 있다. 10구단 체제를 위해서는 유보 상황에서도 그 준비가 확실해야 장 사장의 조소를 피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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