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다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제대로 된 환경이 갖춰져야 선수와 팬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이미 새로운 홀수 구단이 가세하기로 한 가운데 시일이 늦어지면 결국 수 시즌 파행운영은 불가피하다. 현실화되는 듯 했던 제10구단 승인이 ‘유보’라는 암초를 만났다.
9개 구단 사장단으로 구성된 KBO 이사회는 19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제10구단 창단에 ‘유보’라는 꼬리표를 붙였다. “향후 고교 야구팀의 증대, 신인 지명제도 보완 등으로 아마추어 야구의 전반적인 여건 성숙과 구장 인프라 개선 등 제반을 조성한 후 10구단을 창단하기로 했다”라는 것이 KBO 관계자의 이야기였다.
문제는 10구단 창단을 놓고 경기도 수원시와 전라북도가 물밑 경쟁 중이라는 점이다. ‘10구단 창단’을 유보해놓고 지자체에게 “인프라를 구축하세요”라고 이야기할 경우 두 지자체에서 과연 지자체 내 구장을 프로야구에 걸맞게 꾸며놓을 것인지 장담할 수 없다. 일단 ‘한 지자체를 선정해 창단한다’라는 전제 하에서 더 큰 물밑 경쟁이 이뤄질 것이다.

우선적인 인프라 구축도 중요하지만 ‘창단을 놓고 경쟁을 붙인다’라는 촉매제를 통해 지역 간 경쟁을 붙인다면 더욱 확실한 야구 인프라 확충을 기대할 수 있다. 기본적인 종합운동장 시설 개선은 물론 지역 연고 내 야구팀 창단 등의 부가 효과까지 바라볼 수 있었다.
그러나 10구단 창단이 유보로 결정되면서 이는 정지 상태가 되고 말았다. 기본적인 환경이 갖춰져야 야구 시장 확대와 질적 성장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새 구단 창단을 반대하는 입장의 기본적인 의견이다.
만약 이 답보 상태에서 조속히 빠져나오지 못한다면 기본적인 인프라 구축마저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나마 전라북도 군산 월명야구장은 KIA 타이거즈의 보조 홈 구장이라 시설 개선을 꿈꿀 수 있더라도 수원 구장은 아마추어 야구 외에는 프로 야구를 치른 지 이미 5년 째가 되고 있다. 바라볼 이성이 있어야 꾸밀 수 있는 법이다.
철저한 준비가 갖춰져야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10구단 체제 움직임에 제동을 걸 예정이었다면 애초에 9구단 NC의 창단 승인도 유보해야 했다. 홀수 구단 체제로 2013시즌을 치르는 것이 확정되며 싹이 움트는 가운데 반대파는 결국 장밋빛 미래 앞에 제초제를 뿌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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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