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9구단 체제 혼란 피할 수 없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6.19 13: 41

프로야구 10구단 체제가 유보됐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19일 오전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10구단 창단 승인에 대한 임시이사회를 열고 10구단 체제를 보류했다.
KBO 관계자는 “현재 53개에 불과한 고교 야구팀으로는 선수수급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이에 따른 프로야구의 질적 가치가 급격히 하락할 것을 우려했다”며 “향후 고교야구팀의 증대, 신인 지명제도 보완 등으로 아마야구의 전반적인 여건 성숙과 구장 인프라 개선 등 제반을 조성한 후 10구단을 창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프로야구는 2013시즌부터 당분간 9개 구단·홀수구단 체제가 가져오는 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한국프로야구가 1986시즌부터 1990시즌까지 5년간 7개 구단·홀수구단 체제로 운영되긴 했지만 현재 미국·일본·대만 프로리그 모두 짝수구단 체제다.
홀수구단 체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일정 불균형에 의한 혼란이다. 원칙적으로 한 팀은 다른 8개 팀의 경기를 3, 4일 동안 구경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른 실전감각 부족, 연전에 임한 팀과 휴식을 취한 팀의 전력 불균형 등의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매일 경기를 치르는 선수와 팀 입장에서 하루도 아닌 3, 4일을 쉬고 경기에 임하면 경기 리듬이 깨질 수밖에 없다. 준플레이오프나 플레이오프가 치러질 때 1위 팀과 2위 팀이 아마추어팀과 연습경기를 치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시즌 중에는 2군과 아마추어 팀 모두 각자의 일정이 있기 때문에 연습경기를 잡는 것 자체가 힘들다. 결국 쉰 팀은 경기 감각 문제, 쉬지 않고 경기에 임한 팀은 체력문제와 마주한다. 9구단 체제에선 네 곳에서 열리는 3연전 중 한 곳은 이러한 전력불균형 속에 진행된다. 
야구 기록에 대한 혼란도 우려된다. 2013시즌 9구단·127경기 체제가 지속될 경우 기존 133경기로 진행됐던 기록에 대한 기준점이 모호해진다. 3, 4일 휴식 팀의 경우 에이스 투수를 집중 투입, 4·5선발 투수의 소화 이닝수가 급격히 줄어들게 된다. 특히 우천순연이 잦은 7월과 8월까지 생각하면 규정이닝을 소화하지 못하는 선발투수가 부지기수로 나타날 수 있다. 투수력 차이에 의한 전력불균형도 더욱 커지게 될 것이다.  
10구단 창단 보류를 주장한 구단들은 ‘프로야구의 질적 가치 하락’을 이유로 내걸었다. 하지만 신생팀 참가에 의한 경기력 저하는 길게 가지 않는다. 1986년 1군 리그에 합류한 빙그레는 1988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고 1991년 1군 리그에 참여한 쌍방울은 1군 진입 첫 해 42.1%의 승률로 6위에 자리했다. 그리고 5년 후에는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오는 2013시즌, 기존 구단이 겪을 혼란이 신생팀 NC 다이노스로 비롯되는 것인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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