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이 대회 전 예상만큼 첫 손에 꼽힐 우승 후보는 아니었다"(크로아티아 슬라벤 빌리치 감독).
사상 첫 유럽선수권대회 2연패를 노리고 닻을 올린 '무적함대' 스페인 대표팀이 이탈리아와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한 유로2012 조별리그를 무사히 통과하며 8강 토너먼트에 안착했다. 이탈리아와 1차전을 1-1 무승부로 첫 테이프를 끊었던 스페인은 이어 아일랜드와 크로아티아를 각각 4-0, 1-0으로 꺾고 2승1무로 C조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조별리그에서 드러난 스페인의 모습은 '우승 후보 1순위'라 하기엔 모자람이 있었게 사실이다. 특히 다리 부상으로 빠진 '주포' 다비드 비야의 공백은 생각보다 컸고, 이는 실제 경기력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무적함대의 동력이라 할 수 있는 사비 에르난데스, 안드레 이니에스타, 다비드 실바 등의 간결하고 정확한 패스 플레이는 여전히 위력적이었지만 마무리 능력은 과거 유로2008과 2010월드컵을 차례로 제패했던 때의 스페인은 아니었다.
페르난도 토레스를 빼고 제로톱 전술을 들고 나온 이탈리아전의 빈공은 시작이었다. 당시 스페인은 전력이 약해졌다던 이탈리아를 상대로 선제골을 내준 채 세스크 파브레가스의 후반 동점골로 1-1 무승부를 거뒀다. 19일(한국시간) 새벽 벌어진 크로아티아전 역시 후반 막판 헤수스 나바스의 골이 아니었다면 승리를 챙기지 못했을 수도 있었던 경기였다.
크로아티아의 슬라벤 빌리치 감독 역시 스페인전을 마치고 "우승 후보 1순위다운 모습은 아니었다"며 이번 대회에서 드러난 스페인의 실제 경기력을 낮게 평가했다. 그는 "그들은 지난 대회만큼이나 강한 모습은 아니었으며 이번 대회 디펜딩 챔피언이자 월드컵 챔피언답지 못했다. 그들보다 더 공격적이고 승리에 목마른 팀들이 이번 대회에는 많다"며 무적함대의 대회 2연패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고전 끝에 조별리그는 무사히 통과했지만 스페인은 8강 토너먼트부터 만만치 않은 산들을 넘어야 한다. 지금으로선 8강에서 D조의 프랑스 혹은 잉글랜드와 맞붙을 공산이 크고, 4강에 오른다면 상승세의 포르투갈 또는 체코를 넘어서야 한다.
산 넘어 산이다. 역시나 또 다른 우승후보들을 상대로 2번의 큰 고비를 넘겨야만 대망의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는 대진인데 현재 스페인의 경기력이라면 막강한 미들진을 갖추었다 한들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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