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드라마들이 점차 낡은 소재로 눈을 돌려 아쉬움을 사고 있다.
개국 당시 점점 진화하는 지상파 드라마들에 발맞춰 독특한 소재의 드라마들을 방송한 종편은 시간이 지날수록 마치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듯하다.
JTBC는 개국 드라마 ‘빠담빠담..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 ‘발효가족’ 등 판타지 로맨스, 휴먼 드라마 장르로, 채널A도 ‘컬러 오브 우먼’은 여자들의 내면을 솔직하고 과감하게 표현하며 한국판 ‘섹스 앤 더 시티’로 불리며 개국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방송사만의 신선한 분위기를 이어갔으나 최근 불륜과 시한부 카드를 꺼내들고 말았다. 이는 지상파에서 이미 수차례 우려먹어 요즘 눈이 높아진 시청자들에게는 진부한 소재들이다.

JTBC는 ‘아내의 자격’, ‘러브어게인’부터 현재 방영되고 있는 ‘해피엔딩’까지 불륜과 시한부를 다뤘고 채널A ‘굿바이 마눌’ 또한 기혼남녀의 첫사랑과 시한부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같은 드라마 제작은 시청률 상승을 위한 방편이긴 하나 ‘과하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러브어게인’은 결혼해 가정을 이룬 중년들이 동창회에서 첫사랑을 만나 다시 한 번 로맨스에 빠지며 꿈과 현실에 대해 고민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아내의 자격’에 이어 중학교 시절 서로의 첫사랑이었던 유부녀와 유부남이 만나 사랑하는, 불륜에 빠진 두 남녀를 표현했다.
‘해피엔딩’은 콩가루 가족 가장 김두수(최민수 분)가 시한부 선고를 받고 제각기 살아온 개성 강한 가족 일원들과 화해하고 소통하기 위해 활약, 죽음을 앞두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는 이야기를 담아낸 드라마다.
‘굿바이 마눌’은 ‘러브어게인’과 ‘해피엔딩’의 두 가지 소재를 모두 섞어 놨다. 5년 차 부부에게 각자의 첫사랑이 나타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굿바이 마눌’은 미묘한 불륜의 관계만을 보여주는 듯하다가 시한부 이야기까지 더해졌다. 최근 류시원이 악성 뇌종양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아 아내에게 사실을 숨기고 이별을 선언한 것.
한 드라마 관계자는 19일 OSEN과의 통화에서 “그러한 소재들이 시청소구력이 있고 제작비도 많이 들지 않는다”고 종편이 이 같은 드라마를 제작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불륜과 시한부라는 소재가 자극적인 만큼 시청자들에게 어필하는 힘은 있다. 이는 시청률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생각보다 좋은 성적을 못 내고 있다. 현재 종편에게 변화와 쇄신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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