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멀쩡히 살아있는 사람을 고인 만들었다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2.06.19 17: 29

MBC가 살아 있는 사람을 확인 절차 없이 고인으로 표현하는 실수를 저질러 지상파 방송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자충수를 뒀다.
'TV특종 놀라운 세상' 제작진은 지난 12일 방송에서 한 시청자가 제주도 성산일출봉에서 찍은 사진 속에 20여년 전 이곳에서 추락사한 관광객의 얼굴이 담겼다는 내용을 내보냈다. 하지만 방송 후 네티즌 사이에서 심령사진 속 인물이 고인이 아닌 살아있는 사람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후 제작진은 지난 18일 공식 홈페이지에 사진 속 인물이 미국에 거주 중인 음악 프로듀서라고 밝히면서 "촉박한 제작 일정 속에서 고인의 사진을 입수하는 과정에 반드시 필요한 확인 절차를 하지 못하였고 그 결과, 다른 분의 사진을 고인의 사진으로 잘못 소개하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물론 특이하고 기괴한 사건과 현상을 소개하는 프로그램 특성상 일정 부분 자극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무리 시청률과 흥미를 위해서라도 사실 관계 확인 없는 이 같은 자극적인 내용은 공영 방송의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 MBC의 이름에 먹칠을 한다는 지적이다. 앞서 KBS 역시 지난해 'VJ 특공대'가 조작 방송 의혹이 일면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경고를 받은 바 있다.
시청자들은 "설마설마 했는데 진짜 살아있는 사람일 줄이야", "멀쩡히 살아있는 사람을 고인으로 만들다니 생각이 있나?", "사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면서 'TV특종 놀라운 세상' 제작진을 비난하고 있다.
한편 제작진은 논란이 일고 있는 사진에 대해 "전문가의 자문, 전문기기로의 검증, 여러 사람과의 인터뷰 등 충분한 절차를 거쳤으며, 조작되지 않은 원본임을 거듭 확인했다"고 조작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어 "현재 사진의 진위 여부가 의심 받게 되어 사진의 제보자께서 매우 힘들어하고 있다"면서 "부디 제보자에 관련된 의심은 모두 거둬주시고 그에 관해서 만큼은 더 이상의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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