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오니까 동기들도 많아서 마음이 편하네요. 많이들 도와주려고 하죠".
롯데 자이언츠 포수 용덕한(31)은 19일 문학 SK 와이번스전에서 이적 후 첫 경기를 가졌다. 이날 용덕한은 포수 8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무안타 1사구를 기록했다. 타석에서는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 했지만 수비에선 안정감있는 리드와 블로킹으로 승리에 일조했다.
경기 전 용덕한은 롯데와 두산, 그리고 자신의 동기들과의 얽힌 인연을 이야기했다. 배터리로 호흡을 맞출 이용훈과 함께 앉아있던 용덕한은 "용훈이 형은 프로데뷔 때부터 줄곧 봐 왔다. 그래서 투구 패턴, 성향 등을 알고 있어서 호흡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롯데에 와 보니 동기들이 많다. (김)주찬이, (박)준서, (강)영식이, (박)기혁이 등 모두 동기다. 그리고 (김)성배 형도 먼저 와 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지금 한 집에서 같이 지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용덕한은 일단 김성배에 많은 부분을 의지하고 있다. 집을 얻을 때까지 당분간 같이 살고 있다. 농담으로 "성배 형이랑 두산에서 별로 안 친했다"고 말하고, 이에 김성배가 "그냥 방 빼라고 할 수도 있다"며 받아칠 정도의 사이다. 용덕한보다 약 6개월 먼저 롯데에 합류한 김성배는 현재 2차 드래프트의 최고 모범사례가 됐다. 이를 의식해선지 용덕한은 "성배 형 별명이 '꿀성배'인것도 잘 알고 있다. 롤모델로 삼아 나도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롯데에 이적해서 첫 타석 상대는 얄궂게도 지난 해까지 함께 두산에서 뛰었던 박정배였다. 박정배는 지난해 원 소속팀 두산에서 방출된 뒤 SK 유니폼을 입었다. 용덕한은 3-0으로 앞선 1회 2사 1,2루에서 박정배와 6구 승부 끝에 몸 쪽 공에 맞아 출루했다. 곧바로 정훈의 밀어내기 볼넷이 나와 추가점의 발판이 된 셈이다. 여기에 용덕한은 "첫 타석이라 긴장했는데 사구가 오히려 고마울 정도"라며 "그래도 두산 있을 때보다 공이 좋아졌다"고 1년 후배에 덕담을 잊지 않았다.
또한 강영식과 박기혁은 용덕한과 대구상고 졸업 동기다. 얼마 전 강영식은 "13년 전 덕한이와 배터리로 호흡을 맞춰 청룡기 우승을 했었다. 지금 내 공을 받으면 (빨라진 공에) 깜짝 놀랄 것"이라는 말을 했었다. 실제로 이적 첫 날부터 대구상고 배터리의 13년 만의 재회가 이뤄졌다. 이날 강영식은 이용훈의 뒤를 이어 7회 마운드에 올라 2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빼어난 피칭을 했다. 최근 등판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투구였다. 투구수는 불과 22개, 최고 구속은 146km까지 찍혔다.
경기가 끝난 뒤 용덕한은 "영식이 공을 오랜만에 받아 봤는데 인터뷰에서 말 했던 것처럼 정말 깜짝 놀랐다. 당시에는 구속이 130대 초반에 머물렀는데 오늘은 146km까지 나오더라. 구위, 구속 모두 나무랄 데 없이 훌륭했다"며 친구의 공에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9회 마지막 이닝 호흡을 맞췄던 김성배의 공 역시 받아보고는 "두산 시절보다 훨씬 좋다. 구속이 5km정도 올라간 것 같다. 제구도 좋아졌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입단 후 처음으로 트레이드라는 아픔을 맛 봤지만 용덕한은 외로울 새가 없었다. 고개를 돌리면 동기, 예전 팀 동료, 학창시절 친구 등이 사방에 있다. 그러고보니 용덕한 역시 동아대학교를 졸업해 부산에 익숙하다. 이적생 용덕한의 롯데에서의 첫 날은 화려하진 않지만 따뜻하게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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