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4할 윤요섭, 포수로 부활할 수 있을까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6.20 10: 10

“항상 포수는 봤다. 매일 포수 보는 꿈을 꿨으니까.”
LG 윤요섭(30)이 2010시즌 이후 처음으로 포수로 선발 출장했다. 윤요섭은 19일 대전 한화전에서 에이스 벤자민 주키치와 7회까지 배터리를 이뤘다.
파트너가 빼어난 제구력과 항상 타자를 분석하는 주키치기 때문에 윤요섭의 미트질이나 투수 리드를 이날 한 경기로 속단할 수는 없다. 윤요섭은 경기 중 블로킹 미스도 한 차례 범했다.  하지만 3회말 이병규의 번트 때 2루에서 3루, 그리고 3루에서 홈까지 재치 있게 내달려 이날 LG의 유일한 득점을 뽑았다. 6회말에는 오선진의 2루 도루를 완벽하게 잡아내기도 했다. 타석에서도 2타수 1안타 볼넷 하나로 5번 타순에서 자기 몫을 다했고 시즌 타율은 4할2푼9리가 됐다.     

올 시즌 20경기 42타석 출장에 불과하지만 타석에서 윤요섭의 성적은 눈부시다. 단순 타율이 높은 것뿐이 아닌 15개의 안타 중 2루타 4개로 장타율 0.543, 출루율은 5할2푼4리에 달한다. 득점권 타율도 5할, 당연 팀 내 우타자 중 최고 성적으로 지명타자로 5차례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윤요섭 스스로도 “타격은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1군이든 2군이든 방망이만은 자신 있다”고 말할 정도로 공격력에 대해선 자신이 넘친다.
문제는 수비 포지션이다. 2010시즌 도중 SK에서 LG로 트레이드된 윤요섭은 SK에서 사실상 포수불가 판정을 받았다. 2008년 SK에 신고선수로 입단한 후 팀에서 공격형 포수로 키우려했지만 SK는 결국 윤요섭을 트레이드 패키지에 포함시켰다. 윤요섭은 트레이드 직후 LG에서 포수마스크를 썼지만 2011시즌부터는 포수와 멀어졌다. 2011시즌 1군 무대서 단 한 차례도 포수마스크를 쓰지 못했고 2012시즌을 앞둔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선 1루 수비에 열중, 포지션 전환을 시도했다.  
그러나 윤요섭은 포수 자리에 대한 애착을 버리지 못했다. 5월 24일 올 시즌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은 윤요섭은 “포수 자리를 포기할 수 없었다, 그래서 팀에 다시 포수 자리에 도전해보겠다고 요청했고 현재 수비 연습은 포수만 하고 있다”며 “아직 충분히 포수를 할 수 있는 나이다. 사람 일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예전부터 포수로만 뛰어 왔기 때문에 1루 수비에 임하면서도 역시 나는 포수 마스크를 써야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윤요섭은 감독 및 코칭스태프 미팅을 통해 포수로 복귀를 요청했고 팀도 이를 수용했다.
지난 12일. 결국 윤요섭은 2010시즌 이후 처음으로 1군 무대서 포수 마스크를 썼다. 비록 경기 후반이었지만 우완투수 이동현과 호흡을 맞추며 포수 복귀를 알렸다. 다음날 윤요섭은 오랜만에 포수로 뛴 소감에 대해 “특별히 어색한 것은 없었다. 왜냐하면 항상 포수는 봤다. 매일 포수 보는 꿈을 꿨다”며 금방 포수 자리에 적응했다고 전했다.
여전히 윤요섭은 포수보단 강타자의 색깔이 짙다. 팀 내 평가에서도 포수 윤요섭에게는 의문부호를 붙이고 있다. 하지만 LG는 지난 15일 베테랑 포수 심광호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 포수진에 윤요섭과 김태군만 1군 명단에 남기며 분격적으로 윤요섭에게 포수로서의 기회를 주고있다. LG 김기태 감독 역시 이날 엔트리 변경에 대해 “윤요섭까지 포수가 3명이었다. 윤요섭 자신이 그토록 다시 포수를 하고 싶다고 했으니 기회를 주려고 한다”며 윤요섭이 포수마스크를 쓰는 시간이 앞으로 길어질 것을 예고한 바 있다.
윤요섭이 잃어버렸던 포수마스크를 되찾을 수 있을까.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윤요섭의 도전이 다시 시작됐다.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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