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월화드라마 '빅'의 공유가 연령대를 넘나드는 연기를 자유자재로 소화하며 팔색조 매력을 펼치고 있다.
공유는 '빅' 방송 초반에는 30대 소아청소년과 의사인 '완벽남' 서윤재를 분한 데 이어 최근에는 뜻하지 않은 사고로 서윤재의 몸을 갖게 된 18세 사춘기 소년 강경준으로 열연을 펼치고 있다.
공유는 철없는 소년 강경준이 갑작스럽게 서윤재의 삶을 살게 됐을 때 치러야 할 혼란과 좌충우돌 사고들을 그만의 1인 2역 코믹 연기로 승화했다. 그는 서슴없이 망가지는 모습으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의 매력을 한층 돋웠다.

반면 지난 18, 19일 양일간 방송된 '빅'에서 공유는 진지하면서도 로맨틱한 연기를 선보이며 강경준의 색다른 모습을 펼쳤다. 공유는 앞서 18세 소년과 30대 남자 각각을 동시에 선보였을 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18세 소년의 복잡한 심리까지 함께 녹여내는 연기력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극 중에서 강경준은 변덕이 심하고 심통 부리기 일쑤인 고등학생이다. 영혼이 바뀐 사실을 숨긴 채 서윤재 행세를 해야 할 때에도 본의 아니게 발산되는 강경준의 엉뚱함과 귀여운 애교 연기는 기존 서윤재 캐릭터와 극명한 대조를 이뤄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공유는 서윤재, 강경준뿐 아니라 '서윤재인 척하는 어설픈 강경준'이라는 제3의 캐릭터로 극의 흐름을 이끌고 있는 것.
특히 공유는 장면이나 사건의 전환 없이 한 장면 안에서 한 인물과 대화를 나누는 도중에도 소년과 남자를 오가는 강경준의 모습을 표현해 여심을 흔들고 있다.
강경준은 길다란(이민정 분)에 대한 마음이 깊어지면서 길다란의 진심을 차지하고 있는 기존 서윤재를 질투하는 18세 소년이다가도, 반면 자신도 모르게 '서윤재화(化)' 되고 싶어 하는 심리를 가지고 있다.
공유는 이러한 강경준 캐릭터를 눈빛과 표정, 대사 처리의 미묘한 변화로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다. 공유는 해맑으면서도 순수한 눈빛, 약간 격앙된 어조,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극중 장마리(수지 분)와 유치하기까지 한 말싸움을 벌이거나, 길다란에게 맞서며 반항하는 강경준을 표현한다. 한편 길다란에게 진심을 고백할 때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여느 때와는 다른 진지한 눈빛을 보내고, 돌아오는 길다란의 비웃음 섞인 거절에 깊은 상처를 받은 표정 연기로 성장 신고식을 치르는 강경준을 제대로 짚고 있다.
30대의 사랑에 뛰어든 18살 소년이 겪는 아픔과 그로 인해 성숙해가는 모습을 표현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인물, 다른 성별을 표현하는 1인 2역보다 더 많은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이에 공유는 지난달 29일에 열린 '빅' 제작발표회에서 "내 나이에 18살짜리 남자를 표현할 때 자칫 과장되거나, 징그러워 보이고 역겨워 보일까 봐 걱정이 된다"며 "매 촬영 때마다 여성 스태프들에게 연기에 관해 확인한다"고 밝히며 강경준 캐릭터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한 바 있다.
하지만 공유는 눈빛과 표정만으로 '영혼 체인지'라는 비현실적인 상황에 놓인 강경준 캐릭터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고 설득력을 싣고 있다. 강경준의 성장기를 담은 '빅'을 통해 배우로서 더 큰 성장을 하고 있는 공유의 모습에 보는 이들의 응원과 기대가 모이고 있다.
jumping@osen.co.kr
'빅'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