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드래곤즈가 '삼바 콤비' 실바-빠울로와 계약을 해지하며 개혁의 칼을 꺼내 들었다.
전남 드래곤즈는 올 시즌을 앞두고 호주 국가대표 출신 장신 공격수 사이먼(188cm)과 '브라질 외인 콤비' 실바와 빠울로를 야심차게 영입했다. 지난 시즌부터 활약했던 수비수 코니(지난 시즌 21경기 3골 2어시스트) 외에 외인 공격수 3명을 영입하며 공격력을 보강한 것.
사이먼은 2011~2012시즌 호주 A리그에서 12경기에 나와 5골을 넣은 바 있고 실바는 지난해 브라질 상파울루주 2부리그에서 17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검증을 마친 상태였기에 기대는 컸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올 시즌 코니(11경기 출전) 외에는 사이먼-실바-빠울로의 출장 경기수가 고작 5경기였을 정도로 외인 농사에서 철저히 흉작을 맛봤다.
사이먼은 시즌 초반 2경기에 출장했지만 K리그 적응에 애를 먹은 데다 설상가상으로 허벅지 부상을 입어 4경기 출전에 그쳤다. 실바와 빠울로의 경우는 더욱 심각했다. 실바는 1경기에 나왔을 뿐이고 빠울로는 단 한 번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둘 모두 몸이 좋지 않았고 체력적으로도 문제가 있었다. 전남은 충분한 시간을 두고 기다렸다. 하지만 실바는 새끼발가락 위쪽에 골절 수술로 9~10월이 돼야 출전여부를 알 수 있었고, 빠울로는 무릎이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외인이 없는 전남은 공격의 방점을 찍는 데 애를 먹었다. 젊은 공격수인 이종호, 심동운 등이 힘을 냈지만 국내 선수들만으로는 파괴력에 한계가 있었다. 16경기을 치르며 반환점을 돈 현재 5승 6무 5패로 9위에 올라있는 전남은 16실점(최소 실점 4위)으로 리그 상위권에 해당하는 뛰어난 수비력을 과시했지만 14득점(공동 14위)의 빈공은 번번이 전남의 발목을 잡았다.
전남은 스플릿 상위리그(1~8위)에 들기 위해 더는 기다릴 수 없었다. 개혁을 위해 과감히 칼을 꺼내 들었고 '브라질 콤비' 실바-빠울로와 계약을 해지했다. 제 살을 도려내는 만큼 아픔도 컸지만 새 살이 돋아나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아픔을 치유해 줄 정상급 외인 공격수의 영입이다. 정해성 감독은 지난 19일 OSEN과 전화 인터뷰서 "실바와 빠울로는 부상으로 본인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해 계약을 해지할 수밖에 없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이내 희망의 메시지도 전했다. "코니는 한국 선수가 다 됐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린 정해성 감독은 "사이먼도 100% 몸 상태는 아니지만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하고 있고 17일 대전전서 풀타임을 소화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어 "실바와 빠울로를 대신해 최전방 외인 공격수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영입할 예정이다. 이르면 내달 초 주인공들이 결정될 수도 있다"고 새 외인 영입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전남의 전반기 성적은 나쁘지 않다. 타 구단에 비해 한없이 열악한 외인들의 지원을 받았지만 모두가 합심해 정확히 반 타작의 성적을 이뤄냈다. 전남이 새 외인 공격수로 빈공을 해결하며 스플릿 상위리그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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