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사람은 겉모습만을 보고 판단하지 말라는 말이 딱 정답이다.
신예 배우 이도아는 술도 잘 마시고 성격도 굉장히 활발할 것 같아 보이는 외모지만 상당히 참하고 진지한 배우였다. 거기다 얘기를 하면 할수록 묘하게 빠져드는 매력까지 소유했다.
이도아는 TV조선 일일시트콤 ‘웰컴 투 힐링타운’에서 섹시한 간호사이자 요가 강사인 홍예슬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 도도해 보이는 외모를 지녔지만 말만 하면 밑천이 드러나는 백치미의 캐릭터로 매 순간 어떤 말을 할지 기대되는 4차원 안드로메다 캐릭터의 전형이다.

실제 성격과는 정반대라 극 중 역할을 이해하는데 어려웠다고 고백했지만 그가 가진 반전매력은 신비하게도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이에 이도아는 ‘웰컴 투 힐링타운’에서 박해미, 임하룡, 송대관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주인공 자리를 꿰찼다.
“처음 홍예슬 역할을 맡았을 때 저와 완전히 다른 성격이라 패닉이 왔어요. 술도 못 마시고 낯도 가리는 성격이라 난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죠. 패닉이 왔던 게 그렇게 큰 역할을 소화할 수 있을까라는 엄청난 부담감이 있었어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초반에 많이 울었죠.”

그도 그럴 것이 평범한 직장을 다니다 지인의 부탁으로 우연히 잡지 화보 일을 시작한 이도아는 2007년 슈퍼 엘리트 모델에 뽑히고 얼마 되지 않아 연기에 발을 디뎠지만 순탄하지 않았다. 2~3년 정도 쉬어야 했다. 연기가 좋고 카메라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캐릭터를 이해시키는 배우라는 직업이 좋아 선택한 그에게 그 시간은 꽤 길었다.
“신인들이 다 힘들죠. 감수해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혼자 나름대로 트레이닝을 했어요. 집에서 카메라를 놓고 연기 연습도 하고 주변에 연기하는 언니들에게도 물어보고 모니터도 했죠.”
그런 이도아에게 주인공 자리란 쉽지 않았을 것. ‘잘해낼 수 있을까’라는 스스로에 대한 의심과 걱정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도아는 해냈다.
“내가 아닌 남을 이해하는 것도 힘들지만 캐릭터를 분석하기도 어렵고 그러다 보니 성격이 점점 이상해지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연기하는 분들이 존경스럽더라고요. 안되니까 오기와 끈기가 생긴 것 같아요. 제가 끈기가 별로 없었는데 집중력도 좋아지고 캐릭터에 몰입하게 되고 카메라 앞에서 한 편의 드라마나 영화가 만들어지는 게 즐겁고 재미있어요.(웃음)”

연기의 맛을 알아가고 있는 이도아에게 연기로 힘을 주는 사람이 있다. 바로 같은 소속사 식구 마동석이다.
“동네 큰 오빠처럼 성격 정말 좋으시고 잘 챙겨주고 제가 물어보고 싶을 때 물어보면 귀찮을 수도 있는데 친절하게 답해주시고 좋아요. 외모를 봐도 든든하고 성격도 우직하시고 저는 그렇게 성격 좋은 분을 본 것도 오랜만이에요. 인간미도 더 있고 좋아요. 보면 스태프들이나 관계자들한테도 정말 잘 하고 배우고 싶은 부분이 많죠. 굉장히 섬세하세요. 놓치고 가는 부분이 없어요. 저는 너무 덤벙거리는데 배워야할 점이죠.”
어렵게 길을 뚫고 가야하는 신인 배우에게 마동석 같은 배우가 곁에 있다는 건 꽤 큰 힘이 될 터. “어려운 선배님이지만 의지가 되는 부분이 있죠. 정말 잘 챙겨주세요.”
마동석이 한 자리에만 머물지 않고 수많은 작품을 통해 자신의 강점을 찾아내서 고유의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것처럼 이도아 또한 그러하다.
“오래 연기하는 게 목표라 이런저런 소화할 수 있는 역할들은 다 해보고 싶고 한계에 부딪혀보고 싶어요. 롤모델도 특별히 없어요. 연기하는 분들은 다 대단하니까. 나중에 내가 서른에서 마흔개 정도의 작품을 했을 때 롤모델이 누구냐고 물어보면 대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롤모델을 쫓아간다고 해도 될 수 없고 내 나름대로 폭을 넓혀서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어요. 허황된 것 보다는 나에게 맞는 걸 해야 하는 것 같아요. 내가 가진 무기를 가지고 장점을 살리는 게 중요한 거죠.”
인터뷰 내내 가식과 내숭은 전혀 없이 진실 되게 자신을 꺼내놓은 이도아. 그가 말한 것처럼 믿음이 가고 솔직하고 편안한 배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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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