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2012 8강전 관전 포인트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2.06.20 10: 01

공동 개최국 우크라이나(1승2패, 승점 3점)와 폴란드(2무1패, 승점 2점)가 조별리그서 탈락한 가운데 8강 대진 일정이 한국시간으로 다음과 같이 결정됐다.
▲ 체코 vs 포르투갈(22일 새벽 3시 45분)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와 루이스 나니 등이 이끄는 포르투갈의 근소한 우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토마시 로시츠키의 아킬레스건 부상 속에 조 1위를 차지한 체코의 전력도 만만치 않아 흥미진진한 싸움이 예상된다.

조별리그서 1패 후 나란히 2연승을 올리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이 똑같다. 최근 국제무대에서 별 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점도 닮았다면 닮은 점이다. 체코는 조별리그 첫 경기서 러시아에 1-4 완패를 당했지만 그리스를 2-1로 물리친 데 이어 개최국 폴란드를 1-0으로 제압하고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포르투갈도 '전차군단' 독일에 0-1 패배를 당했지만 덴마크를 3-2로 꺾은 데 이어 네덜란드전서 호나우두의 연속골에 힘입어 극적인 2-1의 역전승을 거뒀다.
8강전 출전이 불투명한 체코의 '키 플레이어' 로시츠키의 출전 여부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그를 대신해 그리스전서 맹활약을 펼친 페트르 지라첵의 활약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 독일 vs 그리스(23일 새벽 3시 45분)
완연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독일과 하향 곡선이 뚜렷한 그리스가 만났다. 죽음의 B조에서 3전 전승을 기록한 독일이 무난한 A조에서 승자승 원칙에 의해 간신히 8강행 티켓을 움켜 잡은 그리스를 압도할 것으로 보인다.
대회를 앞두고 스페인과 함께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 독일의 면면은 화려하다. 최전방 마리오 고메스부터 2선에 위치한 메수트 외질, 루카스 포돌스키, 토마스 뮐러에 바슈티안 슈바인슈타이거와 사미 케디라가 버티고 있는 허리 라인과 필립 람-마츠 훔멜스-홀거 바트슈트버 등으로 이루어 진 수비진, 뒷문을 책임지는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까지 어느 포지션 하나 흠잡을 데 없는 선수 구성이다.
여기에 마리오 괴체, 토니 크루스, 미로슬라프 클로제 등의 백업 요원들은 언제든지 그라운드에 투입돼 자신의 기량을 보여줄 수 있는 능력있는 선수들이다.
독일은 이름 값에 걸맞은 경기력과 결과를 조별리그서 보여줬다. 포르투갈-네덜란드-덴마크를 모두 1골 차로 이기긴 했지만 경기 내용은 독일의 우세였다. 유독 메이저 대회에만 서면 작아지던 고메스도 3골로 득점 공동 선두에 오르며 전차군단의 정상 등정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반면 그리스는 1승1무1패의 성적에 저조한 경기력을 보였지만 러시아를 1-0으로 잡으면서 승자승 원칙에 의해 극적인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카운터 어택을 노리는 그리스가 독일의 초호화 공격진을 어떻게 막아내느냐가 관건.
▲ 스페인 vs 프랑스(24일 새벽 3시 45분)
프랑스는 하필이면 '무적함대' 스페인을 만났다. 조별리그 최종전서 스웨덴에 0-2로 완패를 당하고 받은 혹독한 대가다. 이름값만 놓고 보면 준결승전에서나 볼 수 있는 매우 흥미로운 대진이다. 이번 대회서 골 결정력에 아쉬움이 있다고는 하나 여전히 훌륭한 축구를 선보인 '아트사커' 스페인과 '원조 아트사커' 프랑스의 대결은 축구팬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하다.
경기의 주도권은 스페인이 잡을 가능성이 높다. 60-40, 66-34, 65-35. 이탈리아 아일랜드 크로아티아와 조별리그 경기서 스페인이 기록했던 볼 점유율이다. 3경기 동안 58개의 슈팅과 38개의 유효슈팅이라는 어마어마한 수치를 남긴 스페인이지만 경기력이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슈팅수에 비해 부족한 결정력이 고민거리다.
그러나 스페인이 여전히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사비 에르난데스, 다비드 실바로 이루어지는 황금 미드필드 라인은 스페인 축구의 엔진이다. 프랑스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압박으로 이들의 숨통을 틀어막아야 한다.
스웨덴에 0-2로 패하고도 잉글랜드가 우크라이나를 1-0으로 이긴 덕분에 어부지리로 8강행 티켓을 잡은 프랑스는 객관적 전력과 조별리그 경기력 등을 감안한다면 열세가 예상된다. 더욱이 주전 수비수 필립 멕세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는 것이 뼈 아프다.
하지만 카림 벤제마-프랑크 리베리-사미르 나스리로 이루어지는 공격 라인은 스페인 못지 않은 화력을 자랑하기 때문에 선 수비 후 공격으로 이들의 한 방에 기대를 걸 가능성이 크다.
▲ 잉글랜드 vs 이탈리아(25일 새벽 3시 45분)
이름만으로도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빅매치다. 국제축구연맹 랭킹 6위 '삼사자 군단' 잉글랜드와 12위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가 만났다.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잉글랜드는 우크라이나전서 복귀전을 치른 웨인 루니가 골을 넣었다는 것이 더없이 반갑다. 루니는 예선 징계로 조별리그 1, 2차전에 나서지 못했지만 최종전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잉글랜드를 8강으로 이끌었다. 잉글랜드의 초호화 미드필드진과 루니의 발이 이탈리아의 숨 쉴 틈 없는 '카테나초'를 뚫을 수 있을지가 관건.
이탈리아는 조별리그서 튼튼한 수비를 바탕으로 때론 맹공을 퍼붓는 공격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두 악동 안토니오 카사노-마리오 발로텔리가 아일랜드전서 골 맛을 본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하지만 2차전까지 인상적이었던 경기력은 안드레아 피를로의 부진과 맞물려 최종전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 변수다. '빗장 수비'의 엔진 역할을 했던 조르조 키엘리니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낙마한 것도 큰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dolyng@osen.co.kr
대회 2연패에 도전하는 스페인 대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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