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갈 일’은 빠르면 20대부터 생긴다. 물론 그 이전에도 갈 수 있지만, 친구 또는 동료가 결혼하는 모습을 볼 일은 거의 없다.
최근 결혼식에 참석한 스타들의 모습이 주목받으면서 ‘하객 패션’이라는 말까지 생겨 사람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화려한 드레스나, 척 봐도 ‘연예인’이 분명한 부담스러운 컬러 슈트 등은 큰 참고 자료가 되지 못한다.
오히려 20대 시절부터 꾸준히 결혼식에 참석해 온 40대 이상의 숨은 패셔니스타들이 어떻게 옷을 입었는지 살펴보면, 실용적인 팁이 된다. 이들은 다년간의 경험으로 ‘하객 패션’이 무엇인지를 아주 잘 알고 있기 때문.

얼마 전 가수 유열의 결혼식에 참석한 배우 안성기, 디자이너 이상봉, 가수 이현우 등 ‘꽃중년’ 3인의 하객 패션을 재해석해보자. 당신이 2030이라도 상관없다. 이들을 참고해 입으면 적어도 ‘개념 없다’는 말은 듣지 않을 수 있다.
★안성기-클래식한 슈트에 행커치프
국민 배우 안성기는 그의 이미지대로 모범적이고 부드러운 슈트를 선보였다. 옅은 블루 와이셔츠에 짙푸른 넥타이로 시원함을 강조했고, 이에 맞춘 푸른색 행커치프를 포켓에 꽂아 깔끔하게 컬러를 통일했다.

‘정석’에 가까운 안성기의 스타일보다 조금 더 발랄해지고 싶은 2030 세대라면 행커치프를 꽂는 슈트 재킷은 지킨 채, 다른 면에서 변형을 줘 보면 좋다. 시원한 소재와 밝은 컬러의 재킷을 고르고, 재킷보다 어두운 색 바지와 넥타이를 입으면 한결 가벼워 보인다.
좀 더 캐주얼한 분위기의 결혼식이라면 행커치프를 꽂은 재킷에 흰 티셔츠와 청바지를 매치해보면 의외로 잘 어울린다.
★이상봉-디자이너다운 자유로움
디자이너 이상봉은 하객 패션도 범상치 않았다. 젊은이들도 시도하기 어려운 파격이 돋보였다.
‘하객’임을 보여주는 것은 와이셔츠와 블랙 스트라이프 재킷뿐. 독특한 워싱의 데님 팬츠에 눈에 확 띄는 십자가 목걸이를 매치해 자유로운 영혼을 강조했다.

이러한 이상봉의 스타일은 2030 세대가 따라하기도 즐겁다. 재킷으로 최소한의 예의만을 지키고 다양한 변주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더운 날씨를 겨냥해 재킷 또한 7부 길이로 롤업이 가능한 것도 많이 나와 있다.
여기에 반드시 데님 팬츠만이 아니라, 체크무늬 팬츠 등 다양한 하의를 매치해 각자의 패션 감각을 보여줄 수 있다.
★이현우-격식과 파격의 중간
여전히 청춘스타처럼 여심을 설레게 하는 가수 이현우는 넥타이를 생략한 대신 가장 포멀해 보이는 더블 버튼 재킷을 입었다. 이너웨어는 자유로웠지만, 재킷으로 힘을 주는 방식이다. 여기에 트렌디한 선글라스로 포인트를 줘 패션 감각을 한결 높였다.
이현우가 보여줬듯, 더블 버튼 재킷은 그 자체만으로 매우 예의를 갖춘 듯이 보이는 아이템이다. 때문에 하객 패션으로 적절히 활용하면 아주 편하다.

너무 힘 준 것처럼 보이고 싶지 않은 2030 세대라면 짙은 감색 더블 버튼 재킷에 베이지색 팬츠, 퍼플 또는 재킷보다 한 톤 밝은 컬러의 넥타이를 매 보자. 팬츠가 전체적인 톤을 가볍게 해주면서도, 더블 버튼 재킷의 권위 덕분에 세련되고 성숙해 보이는 하객 패션을 완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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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군샵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