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두산전. 3-1로 앞선 넥센의 5회 초 공격 1사 3루에서 박병호가 커다란 플라이를 날렸습니다. 두산 우익수 정수빈이 파울 라인을 조금 넘어서 받자마자 홈으로 뛰어드는 정수성을 잡기 위해 총알 같은 송구를 합니다.
놀랄만큼 강하고 정확한 송구였으나 상당한 거리라서 세이프가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추평호 구심은 아웃을 선언했습니다. 정수성은 자신의 왼손이 먼저 홈플레이트를 스쳐 세이프라면서 펄쩍 뛰었고 쫓아나온 김시진 넥센 감독도 항의를 했지만 구심은 분명히 포수 최재훈의 태그가 빨랐다면서 받아들이지를 않았습니다. 결국 김시진 감독도 승복하고 바로 물러났습니다.
만일 이때 세이프가 됐으면 넥센은 4-1로 리드해 승산이 큰 경기였습니다. 그러나 두 점 차로 끌려가던 두산은 6회 말, 김재환-고영민의 연속안타에 이어 허경민의 땅볼로 한 점을 추격하고 정수빈의 동점 적시타가 터진 다음 최주환의 기막힌 1루선상 강습 2루타가 나와 순식간에 4-3,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결국 스코어는 4-3 두산의 승.

지난 6월 13일 목동 KIA-넥센전에선 심판들이 돌아가며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3회 초 KIA 공격. 1사 2, 3루서 최희섭이 친 타구를 넥센 3루수 유재신이 잡아 1루로 던졌습니다. 송구가 높았고, 점프해서 잡느라 1루수 박병호의 발은 베이스에서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원현식 1루심은 아웃을 선언했습니다. KIA 선동렬 감독이 강하게 항의하다가 들어갔습니다.
5-5 동점이던 7회말 넥센 공격에선 오심이 2차례 나왔습니다. 무사 2루에서 2루주자 서건창은 KIA 포수 송산이 볼을 뒤로 빠트린 틈을 타 3루로 달렸습니다. 타이밍상 아웃될 가능성이 컸습니다. 그러나 서건창은 재치 있게 슬라이딩해 태그를 피했습니다. 김귀한 3루심의 판정은 아웃. 이번에는 넥센 김시진 감독이 그라운드로 뛰어 나왔지만 소용 없었습니다.
그리고 안타를 치고 1루에 나간 이택근은 2루 도루를 시도했습니다. 아웃 타이밍이었고, 포수의 송구를 받은 2루수 안치홍의 태그도 빨랐습니다. 그러나 최수원 2루심은 세이프. 안치홍은 어이가 없다는 듯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고, 보상판정이라고 생각한 KIA 응원단에선 야유가 쏟아졌습니다. 경기는 9회 말 넥센 박병호의 끝내기안타로 마무리됐지만 뒷맛은 찜찜했습니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고 하지만 결정적인 판정 실수는 한 순간을 위해서 땀 흘리는 선수들과 수준 높은 판정을 바라는 팬들은 허탈감과 야구를 외면하는 사태까지 불러올 수 있습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심판들의 오심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조종규 심판위원장은 20일 전화 통화에서 “엉뚱한 오심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요즘 심판들은 죽을 맛이다. 힘들어 하고 있다.”고 인정합니다.
그는 “어제 MBC 스포츠 플러스 PD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면서 “TV 방송에서 비디오 판독을 너무 많이 비춰줘 심판들이 더욱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종규 심판위원장은 “심판들의 수준이 나아지고 실력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자부합니다. 그러나 팬들의 오심 질타가 빈번한 것은 “TV에서 비디오 판독을 보여 주는 것 자체는 좋지만 미국 메이저리그나 일본야구처럼 애매한 장면을 한두 번 비추는 게 아니라 우리는 평균 6번 이상 틀어줘 꼬집는 바람에 팬들이 흥분하고 심판들은 민감해지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또 심판들의 판정 순간 위치에 따라 제대로 보지 못하는 장면이 나와 엉뚱한 오심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하소연합니다. 그는 “심판들의 실력이 높아지고 있으나 기계의 힘은 따라가기가 힘들다.”면서 “애매한 순간을 잡아내 너무 조지지만 말고 미국이나 일본처럼 한두 번 비춰줬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조 위원장은 “심판 불신은 결국 야구 보는 맛을 사라지게 하는 것”이라며 심판들도 앞으로 더 한층 오심을 없애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심판위원회가 공개하지는 않고 있으나 자체적으로 매 경기 판정을 파악해 오심을 한 심판들에게 벌금을 물리고 고과점수를 매기고 있습니다.
OSEN 편집인 chuni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