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룡, '슈퍼 매치' 를 가른 '슈퍼 세이브'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2.06.20 21: 31

'슈퍼 매치'의 승부는 '슈퍼 세이브'가 결정했다.
윤성효 감독이 지휘하는 수원은 20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2012 하나은행 FA컵 16강전 서울과 원정경기서 2-0으로 완승을 챙기며 8강 진출을 달성했다. 이로써 수원은 서울과 승부서 5연승을 기록했다. 수원의 서울전 마지막 패배는 2010년 7월 28일 컵대회에서 2-4다.
서울은 전반적으로 경기를 주도했지만 전반 13분 몰리나가 페널티킥을 놓치며 기세가 꺾였고, 전반 40분 김주영이 자책골을 넣는 불운을 당했다. 수원은 선제 득점의 상승세를 이어 후반 8분 스테보가 프리킥을 직접 골로 연결해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경기서 가장 큰 분수령이 됐던 것은 수원의 수문장 정성룡의 슈퍼 세이브였다. 초반부터 치열한 경기를 벌이던 중 수원은 큰 위기를 맞았다. 전반 13분 수원의 곽광선이 몰리나의 공을 뺏으려는 과정에서 파울을 범한 것. 페널티 박스 안에서였다.
서울에는 앞서 나갈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서울은 웃지 못했다. 키커로 나선 몰리나의 페널티킥을 정성룡이 막아낸 것. 정성룡은 방향을 잘못 잡아 왼쪽으로 몸을 날렸지만 공을 끝까지 본 덕분에 오른손으로 쳐낼 수 있었다. 정성룡의 완벽한 선방.
정성룡의 선방은 서울의 기를 꺾기에 충분했다. 수원 앞에서만 서면 작아지는 '데몰리션' 콤비는 이날도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수원은 정성룡이 몰리나의 페널티킥을 막아내면서 완벽하게 분위기를 장악하는 데 성공했다.
만약 그가 결정적인 선방을 해내지 못했다면 분위기는 정반대가 될 수밖에 없었다. K리그서 최고의 모습을 보이는 데얀과 몰리나가 이번 경기에 대해 큰 기대를 걸고 있었기 때문에 골맛을 보기라도 한다면 상승세의 분위기를 탈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러나 정성룡은 자신의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경기의 분위기를 완벽하게 수원으로 이끌었다.
정성룡의 선방은 단순히 한 골을 잡아낸 것 이상이었다. 국가대표 출신인 서울 김용대와 맞대결서도 완벽한 우위를 점했다. 김용대도 충분히 자신의 역할을 해줬지만 스테보의 골까지 내준 것을 보면 정성룡이 돋보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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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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