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몰리션' 보다 빛난 '에스라인'.
윤성효 감독이 지휘하는 수원은 20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2012 하나은행 FA컵 16강전 서울과 원정경기서 2-0으로 완승을 챙기며 8강 진출을 달성했다. 이로써 수원은 서울과 승부서 5연승을 기록했다. 수원의 서울전 마지막 패배는 2010년 7월 28일 컵대회에서의 2-4다.
서울은 전반적으로 경기를 주도했지만 전반 13분 몰리나가 페널티킥을 놓치며 기세가 꺾였고, 전반 40분 김주영이 자책골을 넣는 불운을 당했다. 수원은 선제 득점의 상승세를 이어 후반 8분 스테보가 프리킥을 직접 골로 연결해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서울 데얀과 몰리나의 공격 조합의 위력은 K리그 최고를 자랑한다. 두 선수는 올해 서울이 K리그서 터뜨린 23골 중에서 18골을 기록했다. 파괴력과 결정력을 겸비한 데얀과 남미 특유의 개인기에 날카로움을 더한 몰리나의 조합은 올시즌 소속팀 서울을 K리그 선두로 올려 놓았다.
하지만 수원과 만나기만 하면 제 몫을 하지 못했다. 데얀 본인도 안타까운 심정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수원전을 앞두고 "수원을 상대로 골이 적었다. 부진했던 것도 사실이다"면서도 "이번 기회를 통해 그런 것을 털어내고 싶다. 단판 승부인 만큼 한팀은 떨어지게 되어 있다. 우리보단 수원이 떨어질 것"이라는 의욕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경기는 데얀의 뜻처럼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경기서도 데얀과 몰리나의 '데몰리션' 콤비는 자신들의 능력을 완벽하게 발휘하지 못했다. 최전방에서 날카로운 모습을 보였지만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반면 수원의 외국인 공격진은 이날 경기서 빛났다. 에벨톤C-스테보-라돈치치로 이어지는 '에스라인'은 골을 만들어내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비록 라돈치치가 전반 초반 부상을 당해 경기장을 빠져나가 에벨톤C와 스테보가 공격진을 이끌었다.
하지만 활발했다. 상대 자책골로 선제골을 터트리며 분위기를 이끌던 수원은 후반 8분 스테보가 프리킥으로 쐐기골을 터트렸다. 상대 파울로 얻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스테보가 감각적인 오른발 프리킥으로 서울 골키퍼 김용대를 따돌리고 동점골을 뽑아낸 것.
이후 수원은 수비적으로 전술을 변경했지만 에벨톤C와 스테보는 적극적으로 전방위적 움직임을 선보였다. 그만큼 팀 공격을 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반전의 기회를 노린 '데몰리션' 콤비의 다짐은 공수표로 돌아가고 말았다. '슈퍼매치'서는 수원의 '에스라인'이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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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