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후배 서건창에 웃고 운 김병현의 '첫 승'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2.06.21 10: 10

넥센 히어로즈의 내야수 서건창(23)이 '핵잠수함'을 띄웠다 가라앉혔다 했다.
지난 2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로 등판한 김병현(33)은 6이닝 동안 4피안타 2탈삼진 5볼넷(2사구)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하고 팀의 3-2 승리로 한국무대 첫 승을 안았다.
1회부터 타선이 힘을 보탰다. 장기영과 정수성의 연속 안타 후 중심타선이 볼넷 1개, 삼진 2개로 물러났으나 2사 만루에서 서건창이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때렸다. 이날 처음으로 6번타자로 선발 출장한 김병현의 광주일고 11년 후배 서건창은 초구를 깔끔한 안타로 연결시키며 고교 선배 김병현의 어깨를 가볍게 하는 듯 했다.

그러나 서건창은 바로 2회 김병현을 당황케 했다. 김동주의 바운드 큰 타구를 더듬은 서건창은 1루에 악송구를 범해 순식간에 무사 2루를 만들었다. 김병현의 땅볼로 1사 3루가 되자 김병현은 고영민에게 우중간 애매한 안타를 맞고 1점을 내줬다. 비자책이긴 했지만 한 점 차로 쫓기는 실점이었다.
김병현은 그러나 흔들리지 않고 이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6이닝 동안 마운드를 지켰다. 타선도 6회 박병호의 시즌 15호 솔로포로 한 점을 달아났다. 오재영이 7회 폭투로 한 점을 내줬으나 팀은 1점 차를 지키고 3-2로 승리하며 김병현의 첫 승을 지켰다. 서건창도 이날 결승타 포함 2타수 1안타 2타점 2볼넷으로 제 몫을 했다.
경기 후 서건창은 "수비에서 좀 더 집중했어야 했는데 아쉽다. 더 긴장하거나 그런 것은 없었다. 결승타인 줄은 몰랐는데 초반에 선배님 짐을 덜어드린 것 같아 다행"이라고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김병현도 "수비 후 (서)건창이에게 '그 타구는 타이밍 상 어차피 세이프였을테니 너무 신경쓰지 말라'고 말해줬다"고 전했다. 한편 김병현은 서건창이 고교 11년 후배이라는 말에 "제가 그렇게 나이를 먹었네요"라며 씁쓸한 미소를 날려 좌중을 웃기기도 했다.
이날 승리로 김병현은 지난 1월 넥센 입단 후 5번째 선발 등판 만에 한국무대에서의 첫 승을 안았다. 6월에만 2패를 기록하며 표정이 밝지 않았던 김병현은 4전5기 도전 만에 최고 성적을 올리며 팀과 함께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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