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20일 성남 일화와 FA컵 16강전을 앞두고 울산 현대의 팀 사정은 썩 좋지 못했다. ‘주장’ 곽태휘가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주포’ 이근호에겐 체력 안배 차원에서 휴식을 부여하는 등 차포를 뗀 채 성남 원정에 나선 울산이었다.
그러나 울산은 성남을 상대로 0-1로 끌려가며 거의 질 뻔 했던 경기를 후반 종료 직전에 터진 김신욱과 마라냥의 연속골로 2-1 역전승을 거두며 극적으로 FA컵 8강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김호곤 울산 감독 역시 “경기 막판엔 0-1 상황이 계속 됐을 땐 ‘오늘 졌구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밝혔을 만큼 예상치 못한 승리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김호곤 감독은 경기 후 “신태용 감독에게는 미안하지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분이 좋다. 곽태휘와 이근호까지 빠진 상태에서 승리를 거뒀다. 휴식을 취하며 8강까지 진출했으니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많이들 지쳐 있는 상황인데 오히려 이번 승리로 사기가 더 높아질 것 같다. 값진 승리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김 감독은 성남이라는 큰 고비를 넘고 8강에 진출한 만큼 FA컵 우승에 대한 욕심 역시 함께 드러냈다. 김호곤 감독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는 현재 8강에 가 있는 상태고 사실 리그와 FA컵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FA컵이라고 생각했다. 남은 8강, 4강 잘 준비를 해서 끝까지 도전을 한 번 해보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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