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민, 에이스와 팀 구한 2번의 '짐승 질주'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2.06.20 22: 11

SK 외야수 김강민(30)이 2번의 '슈퍼 짐승' 수비로 에이스와 팀을 구했다.
김강민은 20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중견수 겸 6번 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팀이 연패에 빠져 있던 상황. 타석에서는 좋지 않았다. 4회 무사 1,2루에서 희생번트를 성공시켰고 9회 마지막 타석에서 볼넷을 얻어냈다.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하지만 수비는 달랐다. 안타성 타구를 가뿐하게 잡아내면서 '짐승'이란 별명에 걸맞은 센스를 마음껏 발산했다.

팀이 2-1로 살얼음 리드를 하던 5회. 김광현의 볼 구위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 바로 황재균이 잘 때린 타구가 좌중간 쪽으로 곧바로 날아갔다. 최소 2루타성 타구. 그러나 어느새 김강민이 달려가고 있었다. 워낙 잘 맞은 타구라 볼 끝이 죽지 않으면서 마지막까지 살아있어 김강민은 살짝 점프를 해야 했다.
만약 이 타구가 빠졌다면 바로 동점이 되면서 흔들리던 김광현이 계속 마운드에 서 있었을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김광현의 시즌 4승도 날아갔을 가능성이 높다. 김강민에게 감사의 뜻으로 두 팔을 번쩍 들어 보인 김광현은 다음 타자 정보명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또 3-1로 조금 여유가 있던 8회. 그러나 곧 주자가 모여 2사 1,3루였다. 엄정욱의 볼을 노려친 강민호의 타구가 역시 좌중간으로 뻗어나갔다. 좌중간 담장을 향해 직접 날아가는 타구. 그러나 역시 김강민이 쏜살같이 달려가 잡아냈다. 2점차였던 만큼 승리를 장담하기 힘든 상황을 걷어낸 질주에 이은 캐치였다.
김강민은 투수의 볼과 타자의 스윙 궤도를 파악하고 있는 것은 물론 순간적인 타구음과 높이를 파악해 움직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순간 스타트가 워낙 좋고 강한 어깨를 보유하고 있어 '짐승'이라 불린다.
지난 5월 10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역전 끝내기 안타를 맞았을 때 김강민이 다잡은 타구를 놓친 것에 대해서도 오히려 '김강민이 잡지 못하면 아무도 잡을 수 없는 타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국내 중견수 수비로는 일인자다. 하지만 김강민은 자신만이 가진 수비 노하우 만큼은 절대 말하지 않고 있다.
김강민은 경기 후 "내가 아는대로 움직이고 있다"면서 "방망이가 워낙 좋지 않아서 수비에 집중하려 했고 그렇게 집중한 것이 좋은 결과로 연결됐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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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박준형 기자 /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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