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킬러' 국민은행의 돌풍은 어디까지?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2.06.21 08: 10

'K리그 킬러' 고양 KB국민은행이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20일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12 하나은행 FA컵 16강전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맞아 연장혈투 끝에 2-2 무승부를 기록한 뒤 승부차기서 4-3으로 승리하며 극적으로 8강행 티켓을 잡았다.
국민은행은 FA컵 32강전서 질식 수비로 K리그 9경기 연속 무패를 달리고 있던 부산 아이파크를 1-0으로 꺾은 데 이어 16강전서도 인천을 승부차기 끝에 물리치는 저력을 선보였다.

국민은행이 그동안 FA컵에서 써내려 온 역사는 그저 놀랍기만 하다. 지난 2005년 FA컵 16강전서 인천에 2-1 승리를 거두며 8강행 티켓을 거머쥔 국민은행은 2006년에는 울산 경남 등을 잇달아 꺾고 준결승까지 진출했다. 그리고 2008년에는 32강전서 서울을 승부차기 끝에 물리쳤고, 8강전서도 전북과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를 벌인 끝에 준결승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렇게 과거 'K리그 킬러'로서 혹은 내셔널리그를 대표하는 팀으로서 자존심을 지켜 온 국민은행이었기에 찬란한 과거의 역사는 16강전 승리에 대한 압박감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국민은행은 휘슬이 울리자 거침이 없었다. 비록 전반에는 홈 팀 인천에 고전하며 K리그의 벽을 실감하긴 했지만 후반전에는 오히려 인천을 강하게 몰아붙이며 주도권을 잡았다. 그리고 연장전과 승부차기에서는 인천보다 더 높은 집중력을 선보인 끝에 8강행 티켓을 잡아 내셔널리그의 자존심을 세웠다.
국민은행은 전반 12분 김재웅에게 일격을 맞은 뒤 31분 하정헌이 동점골을 넣었지만 전반 종료 직전 또 다시 김재웅에게 추가골을 허용하며 흐름을 내주는 듯했다.
하지만 후반 초반부터 동점골 사냥에 적극적으로 팔을 걷어붙인 국민은행은 후반 27분 정다슬이 승부를 원점으로 만드는 천금 같은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후 연장전서도 인천과 대등한 싸움을 유지했고, 결국 승부차기서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한 끝에 K리그 팀을 또 다시 나락으로 떨어트렸다.
올해는 스플릿 시스템의 원년이다. 스플릿 하위리그의 최하위 2개 팀은 2부리그로 강등되고 내셔널리그의 상위 2개 팀은 1부리그인 K리그로 승격하는 것이 기본 골격이다. 하지만 내셔널리그 팀의 승격 여부는 기약이 없다. 걸림돌이 많다.
그러나 국민은행의 존재 만큼은 더없이 반갑다. 내셔널리그 팀도 K리그 팀과 맞붙어도 대등한 싸움을 펼칠 수 있다는 저력을 만천하에 보여줬다. 축구계에 종사하는 모든 이들에게 무한한 가능성과 희망도 심어줬다.
FA컵 8강 진출 팀의 주인공은 모두 가려졌다. 경남 전북 수원 제주 울산 대전 포항 등 K리그 7개 팀과 내셔널리그의 국민은행이 그 주인공.
이제 국민은행은 한 단계 높은 비상을 꿈꾸고 있다. "어디까지 올라가고 싶은지는 말해서 안 된다. 8강 대진표가 나오면 상대를 이기기 위해 도전할 것이다"고 말한 이우형 국민은행 감독의 말에는 왠지 모를 자신감이 묻어나 있었다. 고양발 돌풍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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