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승' 수원과 서울, 라이벌 관계 끝났나?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06.21 09: 33

수원 삼성이 FC 서울은 더 이상 라이벌이 아니라고 선언했다. 5연승을 거뒀기 때문에 라이벌 및 명문 논란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미다.
윤성효 감독이 지휘하는 수원은 지난 20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FA컵 16강전 서울과 원정경기서 2-0으로 완승을 챙기며 8강 진출을 달성했다. 이로써 수원은 2010년 7월 28일 컵대회서 2-4로 진 이후 서울에 5연승을 기록했다.
경기 내용은 박빙이었다. 서울은 중원에서 우세를 바탕으로 경기 초반 주도권을 잡았다. 하지만 심리적인 부분에서 무너졌다. 전반 15분 잡은 천금과 같은 페널티킥 기회서 몰리나가 정성룡의 선방에 막히고 만 것. 이후 서울은 자책골과 프리킥 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윤 감독은 승인으로 "운이 좋았다. 몰리나의 페널티킥을 정성룡이 잘 막아 상승세를 탔다"고 평했다.

수원의 서울전 5연승은 쉽게 볼 내용의 것이 아니다. 수원은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거의 2년 간 서울을 상대로 매번 승리를 챙겼다. 라이벌전이라면 치고 받는 게 중요한데 수원-서울전은 그러지 못하고 일방적이었다. 윤 감독이 "우리는 서울을 라이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팀이나 서울이나 똑같은 준비를 한다"고 말한 데에는 타당한 이유가 있었다.
윤 감독과 반대로 최용수 서울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지속적으로 '라이벌'이라는 단어를 입에 담았다. "라이벌전에서 이렇게 패배한 것이...", "라이벌전이다 보니...", "수원 라이벌에 승리를 못가져가고 있는데..."이라며 서울과 수원이 라이벌임을 강조했다.
최 감독의 말은 이제 호소력이 떨어졌다. 말보다는 결과로 보여줘야 함에도 아직 그러지 못했다. 서울 팬들도 화가 났다. 수원전 5연패의 분노한 팬들은 서울이 정규리그 1위라는 사실도 잊은 채 경기 후 구단 버스로 몰려가 최 감독의 사과를 요구했다.
윤 감독의 말처럼 이제 라이벌전이라고 부르기에는 경우가 맞지 않게 됐다. 서울로서는 결과를 보여주어야 하는 상황이다. 기회는 있다. 오는 8월 18일 수원과 K리그 28라운드 홈경기가 있는 것. 서울로서는 스플릿 시스템이 시작되기 전 열리는 이 경기서 반드시 수원을 꺾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수원을 라이벌이라고 칭하기 부끄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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