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들을 울렸던 국민엄마 김혜자가 이제 웃기기에 나섰다.
김혜자가 며칠 동안 뽑기기계에 매달려 결국 다리미를 뽑아 환호하고 만화방 DJ로 변신해 손님들에게 음악을 들려주며 뿌듯해 한다. 이런 김혜자의 코믹한 모습은 JTBC 일일시트콤 ‘청담동 살아요’에서 볼 수 있다.
‘청담동 살아요’는 김혜자가 처음으로 도전한 시트콤으로 방영 전부터 그의 연기변신이 크게 화제가 됐다.

김혜자는 그간 가슴 절절한 연기로 시청자들을 울렸기 때문. 드라마 ‘전원일기’에서는 순종적이고 속 깊은 며느리로 ‘엄마가 뿔났다’에서는 바람 잘 날 없는 집에서 속앓이를 하는 평범한 어머니를 연기해왔다.
‘청담동 살아요’는 김혜자의 공력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우연히 청담동에 살게 돼 만화방과 하숙집을 운영하는 주인 역을 맡은 김혜자에게서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코믹한 모습은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김혜자가 전국 시낭송 대회에 참가하기 발음을 연습, 만화방에 찾아온 커플이 “따랑해”라고 애정표현을 하자 “따랑해가 아니라 사랑해라고 해야 되는데”라고 참견하고 어려운 발음들만 연습해 자신이 소속된 문인회 회원들 앞에서 자랑하는 모습, 무릎 관절에 좋은 대구머리를 사러 수산시장에 갔다가 경매중인 고등어를 낙찰 받고 대량의 고등어들을 처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그동안 드라마에서 조용하고 살림꾼이었던 김혜자와는 딴판이다.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이순재가 점잖은 외모와 달리 코믹한 연기를 보여주며 시청률 상승에 크게 한 몫하며 극을 이끌어 갔던 것과 같이 김혜자 또한 반전매력으로 ‘청담동 살아요’ 시청률을 책임지고 있다.
‘청담동 살아요’는 김혜자의 존재만으로 큰 힘을 얻으며 마니아층까지 형성했다. 매회 의외의 반전매력을 보여주며 이순재 만만치 않은, 또는 그보다 더 독특한 캐릭터를 구축하며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초반 애절한 연기를 해왔던 국민엄마 김혜자가 코믹연기를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있었지만 역시나 절로 탄성이 나오게 하는 데뷔 50년 차 원로배우의 웃기는 연기가 ‘청담동 살아요’의 완성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매회 반전 코믹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김혜자, 그가 앞으로 어떤 에피소드로 시청자들을 웃겨 줄지 기대된다.
kangs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