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라 감독은 왜 거액을 건넸을까.
일본 프로야구 최고 인기구단인 요미우리 자이언츠 하라 다쓰노리(53) 감독의 불륜 추문과 협박 사건이 폭로되면서 일본 언론들이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특히 불륜의 시점과 협박 정황, 그리고 1억 엔(15억 원)의 거액을 건넬 수밖에 없는 이유들이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다
하라 감독은 아마시절 화려한 성적을 바탕으로 1981년 요미우리에 입단해 주전 3루수를 꿰찼다. 그 해 22홈런을 날려 신인왕에 올랐고 나가시마 시게오의 뒤를 잇는 후계자로 평가받으며 스타덤에 올랐다. 화려한 인기를 바탕으로 1986년 세간의 관심속에서 결혼에 골인했다.

그러나 추문을 폭로한 에 따르면 결혼 2년만인 1988년 문제가 된 여성과 불륜을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여성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밝히지는 않았다. 은 하라 감독이 이 여성과 잠깐 교제했다고 전했다. 일시적인 만남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로부터 18년이 지난 2006년 문제가 불거졌다. 일본 언론이 전한 당시 상황을 종합하면 요미우리를 이끌고 있던 하라 감독은 그 해 8월께 두 남성에게서 전화를 받고 만났다. 전직 조폭원으로 알려진 이들은 문제 여성의 일기장 복사본을 내밀면서 "하라 감독이 야구계에서 사라지면 안된다. 우리가 해결해주겠다"며 현금 1억 엔을 요구했다.
하라 감독은 공갈 협박으로 느끼고 주저했다. 그러나 일기장속에는 자신 뿐만 아니라 1988년 당시 현역선수였고 2006년 요미우리 코치로 활동하던 두 명이 이름도 포함되어 있었다. 자신과 두 명의 코치까지 얽힌 스캔들이 두려웠다. 팀이 흔들리고 자신도 감독을 그만 두어야 된다는 위기감에서 구단과 상의하지 않고 1억 엔을 급히 마련해 건넸다는 것이다.
2009년에도 또 다른 남성이 구단에 전화를 걸어 여성의 일기장을 돌려 달라고 협박하다 경찰에 체포되기에 이르렀다. 결국 하라 감독은 요미우리 구단에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고 자신의 아내에게도 고백했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이 최근 언론사에 흘러들어가면서 폭로됐다. 하라 감독은 20일 사죄문을 발표했다. 느닷없는 스캔들로 일본야구계에 큰 파장이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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