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쌍둥이를 지키는 수호신은 '유느님'이었다.
LG 필승 계투 유원상(26)이 친정팀 한화의 추격 흐름을 끊는 결정적 호투로 승리를 견인했다. 유원상은 21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프로야구' 한화와의 원정경기에서 4-2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키던 6회 2사 만루에서 나와 실점 없이 막아내며 승리를 지켰다. 2⅓이닝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13번째 홀드. 평균자책점은 1.81에서 1.72로 내렸다.
1회 2득점, 2회 1득점으로 기선제압에 성공한 LG는 그러나 3회·5회 1점씩 내주며 1점차로 쫓겼다. 6회초 달아 나는 1점을 냈지만 만루였기에 오히려 아쉬움이 남았다. 그런 가운데 6회말 이상열과 이동현이 2사 만루 위기를 초래했다. 타석에서는 좌타자 양성우. LG 벤치는 투수 교체를 결정했다.

외야에서 나온 투수는 유원상이었다. 필승 계투조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6회부터 긴급 투입된 것이다. 그만큼 3연패 탈출을 향한 김기태 감독의 의지가 확고했다. 그러자 한화 한대화 감독도 대타 성공률 5할을 자랑하는 좌타자 고동진을 대타로 기용하며 맞불을 놓았다.
하지만 유원상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초구부터 한가운데로 슬라이더를 던져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이어 2구째 몸쪽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헛스윙. 3구째 몸쪽 바짝 붙인 슬라이더에 이어 4구째 몸쪽 빠른 직구로 파울 유도. 1B2S로 유리한 카운트를 점한 유원상은 5구째 결정구로 가운데 낮은 직구를 던졌고 고동진이 받아쳤다.
유원상의 글러브에 살짝 스친 타구는 2루 쪽으로 굴절됐고 결국 2루수 땅볼로 이어졌다. 승계주자 3명을 모두 잔루로 만든 순간이었다. 승계주자 실점률도 13.0%(3/23)로 낮췄다. 동점 및 역전주자를 둔 상황에서 거둔 홀드가 4개째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유원상은 한상훈을 맞아 1~3구 모두 직구로 승부한 뒤 4~5구 결정구로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 삼진 처리. 김태균도 초구 직구 이후 2구 슬라이더로 중견수 뜬공으로 요리한 유원상은 최진행도 초구 슬라이더로 3루 땅볼을 유도했다.
8회 장성호에게 안타, 오선진에게 2루타를 허용했으나 나머지 타자들을 범타로 돌려세우며 불을 껐다. 2⅓이닝을 공 28개로 끝냈다. 유원상이 역전 위기를 막아내자 LG 타선도 8회 2득점, 9회 5득점을 퍼우브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경기 후 유원상은 "룸메이트 (김)광삼이형의 승리를 지켜냈다. 당분간 방 생활이 무척 편할 것 같다"며 웃은 뒤 "위기에서 꼭 막고 싶었는데 결과가 좋아 다행이다"고 말했다. LG의 4연패를 막고, 친정팀 한화의 첫 4연승마저 가로 막은 유원상의 역투. 양 팀의 희비가 엇갈린 한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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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