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제 컨디션은 아닙니다. 그래도 점점 좋아지고 있네요".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손아섭(24)이 올 시즌 두 번째 홈런포로 SK 와이번스전 위닝시리즈를 이끌었다. 손아섭은 21일 문학 SK전에서 5타수 3안타(1홈런) 4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러 팀의 7-2 승리의 견인차가 됐다. 특히 7회 최영필을 상대로 터트린 투런포는 승부에 쐐기를 박는 한 방이었다.
올해 손아섭은 장타 부재에 고민이 깊었다. "어떻게 해도 작년 타격감이 돌아오지 않는다"며 방망이에서 손을 떼지 않았다. 지난해 15개의 홈런과 함께 장타율 5할2푼6리로 전체 4위에 올랐던 손아섭은 올 시즌 장타율 3할8푼8리로 1할 이상 떨어졌다. 장타력 감소에 따른 투수들의 바뀐 심리는 타자들에게 곧바로 다가온다. "장타가 줄어들다 보니 투수들이 날 만만하게 보는 게 느껴진다. 자신감 싸움에서 투수가 우위를 점하며 더 좋은 공이 들어온다"는 게 손아섭의 설명이다

그렇기에 지금의 홈런이 더욱 반가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손아섭의 목소리는 밝지만은 않았다. "작년 타격감이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다. 오늘도 타격감이 좋아서 잘 친 것은 아니다. SK전이라 더욱 집중하다 보니 그 과정에서 홈런이 나온 것 뿐"이라고 했다.
홈런보다 손아섭에게 더욱 반가운 것은 3할타율 복귀다. 이날 경기 전까지 손아섭의 타율은 2할9푼7리로 3할 타율에 못 미치고 있었다. 평소 손아섭은 "3년 연속 풀타임 3할이 가장 큰 목표"라고 말 한다. 박정태 코치의 "3년 연속 3할을 쳐야 진정한 3할 타자"라는 말 때문이다. 이날 3안타를 추가한 손아섭은 타율이 3할4리(227타수 69안타)로 껑충 뛰었다. 그는 "경기가 끝날 때마다 타율 점검은 꼭 한다"며 "다시 3할을 넘겼으니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아섭은 SK와의 3연전 마지막 날 맹타를 휘둘렀지만 같은 날 절친 우완투수 이상화는 2군행 통보를 받아야했다. 이상화는 20일 문학 SK전에서 3년 만의 선발 등판에서 3⅓이닝 2실점을 기록하고 강판, 패전투수가 됐다. 5선발 자리에서 테스트를 받았지만 일단 2군에서 더욱 기량을 키워야 한다는 결정이 나왔다. 손아섭은 이상화가 마운드에 오르기 전 부터 "심장이 강한 투수다. 꼭 잘 던져서 1군에 남았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드러냈지만 결국 재회한 지 며칠 만에 다시 헤어지게 됐다.
때문에 손아섭은 "홈런이 어제 나왔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사실 손아섭은 이상화의 등판을 앞두고 "김광현이 선발로 나오니 공격 보다는 수비에서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었다. 그렇지만 김광현을 상대로 그는 2타수 1안타 1볼넷으로 제 역할을 다 했다. 만약 홈런이 바로 전날 김광현을 상대로 나왔다면 친구와 1군에서 좀 더 오랜 시간 같이 머물 수 있었다는 진한 아쉬움을 느낄 수 있었다.
손아섭은 이상화와 함께 1군에서 다시 뛸 날이 조만간 다시 올 것이라고 굳게 믿으며 기다린다. "어제 상화는 최소한 포볼은 많이 안 줬다. 안타를 많이 맞으면서도 전혀 흔들리는 모습이 없었다. 제구력도 좋고 워낙 강심장인 선수라 곧 1군에서 다시 볼 것이라고 믿는다. 그 때까지 나도 부끄럽지 않은 성적으로 기다리고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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