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삼성 라이온즈가 조금씩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투타 엇박자 속에 하위권에 맴돌았던 팀성적은 3위까지 올라갔다.
지난해 우승을 이끌었던 투타 핵심 차우찬(투수)과 최형우(외야수)의 회복 조짐은 '가뭄 속 단비' 만큼 반갑다. 2년 연속 개막전 선발 중책을 맡았던 차우찬은 잇딴 부진 속에 2군 강등의 극약 처방까지 받았다. 5월 31일 대전 한화전서 구원승을 따낸게 유일한 승리.
왼쪽 허벅지 부상을 입은 윤성환 대신 두 차례 선발 출격의 기회를 얻어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드러냈다. 15일 두산전서 고배를 마셨지만 5⅔이닝 3실점(5피안타 2볼넷 4탈삼진)으로 분위기 전환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21일 대구 KIA전에서 시즌 첫 선발승을 신고했다. 7이닝 2실점 쾌투. 6개의 볼넷을 허용한게 아쉽지만 1승 이상의 의미가 담긴 승리였다.

지난해 홈런, 타점, 장타율 등 3개 부문 타이틀을 품에 안았던 최형우 또한 4, 5월의 부진을 딛고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아직 최형우의 이름값에 비하면 만족할 만큼의 성적과는 거리가 멀지만 1할대 빈타에 불과했던 4월에 비하면 분명히 나아진 모습이다.
서서히 제자리를 찾아가는 현 시점에서 배영섭만 정상 컨디션을 회복한다면 고공 행진에 탄력을 받게 될 듯. 지난해 1번 중책을 맡으며 타율 2할9푼4리(340타수 100안타) 2홈런 24타점 51득점 33도루로 우승에 큰 공을 세웠던 배영섭은 LG 임찬규(투수)를 제치고 신인왕 타이틀까지 획득하기도 했다.
올 시즌 성적은 기대 이하. 21일 현재 타율 2할(170타수 34안타) 12타점 26득점 11도루. 류중일 감독이 직접 티볼을 올려주는 등 배영섭의 타격감 회복을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배영섭이 살아 난다면 류 감독이 추구하는 화끈한 공격 야구를 선보일 수 있다. 삼성 입장에서는 공격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맡은 배영섭이 제 몫을 해줘야만 한다.
배영섭은 가장 먼저 야구장에 도착해 특타 훈련을 자청하는 등 부진 탈출을 위해 안간 힘을 쏟아 붓고 있다. 류 감독 또한 배영섭의 부진을 아쉬워 하면서도 제 몫을 해줄 선수라고 굳게 믿고 있다. 즉 삼성의 고공 행진을 위한 마지막 퍼즐 조각은 배영섭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