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 OB 모임인 사단법인 일구회는 내달 20일 잠실구장에서 개최되는 한일 레전드매치에 참가할 선수단 명단을 확정 발표했다.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이 단장을 맡고 WBC 4강 기적의 주역이었던 김인식 감독이 지휘봉을 잡는다. 그리고 윤동균, 유남호, 김봉연, 김재박으로 코칭스태프를 꾸렸다. 22명의 대표 선수 가운데 투수에는 김시진, 선동열, 김용수, 조계현, 한용덕, 송진우 정민철 등 특급 마운드를 구축했다. 7명의 투수 성적을 합치면 무려 1013승 693패 529세이브다.
이만수와 김동수가 안방을 지키고 내야수로는 김성한, 김기태, 김광수, 박정태, 한대화, 김한수, 유지현, 류중일 등 8명의 선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외야수에는 이순철, 전준호, 장원진, 양준혁, 이종범 등 5명이 발탁됐다. 뭔가 아쉬움이 든다.

이쯤 되면 두 명의 전설이 떠오른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고 장효조 전 삼성 2군 감독과 고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 올드팬들의 뇌리 속에 최고의 투타 전설로 남아 있던 이들의 성적은 화려했다.
장 전 감독은 현역 시절 '타격의 달인'이라 불리며 최고의 교타자로 명성을 떨쳤다. 4차례 타격왕에 올랐고 8번이나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기도. 특히 통산 타율 3할3푼1리는 앞으로도 깨지지 않을 대기록이었다.
지난해 7월 레전드 올스타에 선정됐을때 어린 아이 만큼 기뻐했던 장 전 감독이다. 기자는 당시 장 전 감독이 호주에 있는 아들(장의태 씨)에게 레전드 올스타 화보 촬영 사진을 보낸 뒤 기뻐하는 모습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고 최 전 감독 또한 대단했다. 통산 성적은 103승 74패 26세이브(평균자책점 2.46). 1984, 1985년에 2년 연속 20승을 거뒀고 역대 한 시즌 최다 탈삼진(223개) 신기록을 세웠고 한국프로야구 사상 첫 개인 통산 1000탈삼진 시대를 열었던 주인공.
'무쇠팔'이라는 별명답게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혼자서만 4승을 거두며 롯데의 첫 우승을 선사했었다. 선동렬-최동원의 세기의 맞대결이 영화(퍼펙트 게임)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내달 20일 잠실벌에서 열리는 한일 레전드 매치 때 두 명의 투타 전설을 추모하는 행사를 마련하는 건 어떨까. 한국 프로야구사에 절대로 없어선 안될 두 거목의 영원한 안녕을 기원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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