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에 가득 찬 옷을 보고도 여자들은 늘 이렇게 말한다. “입을 옷이 없어~!” 또 가득 쌓인 옷 중에서도 늘 입는 옷만 입는다. 이러한 현상은 아마도 여자들의 계획성 없는 쇼핑 탓일 것이다.
이 옷이 유행이니까, 예쁘니까, 쇼핑이 하고 싶으니까 등의 이유로 여자들은 옷을 구매한다. 그러다 보면 실패확률도 높아지고 한번만 입고 버려두는 옷들이 옷장에 차곡차곡 쌓이게 된다. 때때로 ‘이 옷이 나한테 있었어?’라는 상황도 자주 일어난다.
여자들은 누구나 자신이 아름다워 보이고 누구보다 트렌디해 보이길 원한다. 하지만 명품 옷을 입는다고 해서, 무작정 화려하게 입는다고만 해서 이러한 이미지를 풍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MIX&MATCH’의 저자 민상원, 박선영은 의미 없이 옷장에 채워지는 옷들의 낭비를 막고 제대로 된 믹스매치를 통해 센스 있게 스타일링 하는 법을 담았다. 이들은 꼭 필요한 최소한의 아이템으로 사계절을 즐기면서 최대의 다양성을 내는 것이 진정한 럭셔리라고 조언한다.
여자들이 늘 입을 옷이 없는 이유도 실은 아이템의 수가 아니라 다양성을 연출해 내지 못함에 있다. 이것저것 다량의 옷을 구매했더라도 제대로 코디해서 입지 못하면 결국은 입을 옷이 없게 되는 것이다. 이에 저자들은 옷장 비우기에 과감해지라고 말한다.
옷장 속에 있는 모든 옷들을 몽땅 꺼내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제 아무리 비싼 옷이더라도 최근 1~2년간 한 번도 입지 않았다면 과감히 버릴 것을 권했다. 결국 자신이 평소 입는 스타일이 아니라는 뜻이기 때문에 둬봤자 옷장만 차지할 뿐이다. 미련 없이 버릴 것은 버리고 다시 옷장을 채울 때는 신중할 것을 당부했다.
옷장은 자신이 가장 자주 입는 옷들과 어울리는 옷, 즉 자신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채워져야 한다. 때로는 모험을 하는 것도 좋지만 아이템 하나하나가 제각각이라면 제아무리 스타일링의 고수라도 또 다시 ‘입을 옷이 없다’가 되는 것이다.
기자의 경험으로 미뤄보아도 이 말에는 전적으로 공감이 된다. 블라우스 하나가 마음에 들어서 구매를 결정했다가도 평소 입는 스타일 중에는 전혀 매치가 되지 않아 결국 그에 어울리는 하의를 사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생긴다. 설사 한 벌로 구매를 했다 하더라도 기존의 옷들과는 매치가 되지 않기 때문에 한두 번 입고 나면 안 입는 옷이 된다.
결국 저자들의 말처럼 반드시 나에게 필요한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 많아야지, 가끔 기분 전환 삼는 ‘잇 아이템’이 많아서는 안 된다. 책에는 100개의 패션 아이템으로 365일 스타일리시하게 연출하는 방법이 나와 있다.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알게 되는 사실은 세련됐다, 유니크하다, 트렌디하다 이 모든 칭찬들은 결국 단순한 몇 개의 아이템을 누가 가장 제대로 믹스매치 하느냐에 달려있다는 점이다. 나무수펴냄. 313쪽. 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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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쇼퍼홀릭' 스틸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