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깜짝 선발이 나갈 겁니다".
김시진(54)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며칠 전부터 22일 목동 삼성전 선발에 대해 함구했다. 그 자리에 들어가야 할 강윤구가 지난 17일 2군으로 내려갔기 때문에 그를 대체할 선발에 대한 궁금증이 큰 상황이었다.
결과는 프로 데뷔 첫 선발 등판인 전체 2순위 신인 사이드암 한현희(19).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지난 17일 목동 롯데전에서 7회 나와 35개의 공으로 3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 프로 첫 승을 챙긴 실력을 높이 산 코치진의 특단이다.

심수창, 장효훈 등 선발 경험이 있는 전력들이 2군에 대기하고 있는데도 한현희에게 중책을 맡긴 것은 그나마 한현희가 구위가 제일 낫다는 의미. 넥센 마운드에 비상이 걸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시즌 초 5선발 중 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외국인 원투펀치에 불과하다. 강윤구, 문성현 등 토종 선발진은 모두 부상, 또는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가 있다.
"요즘 불펜에서는 이정훈, 한현희가 믿을 만 하다"고 말했던 김 감독이 불펜 약화를 감수하고 한현희를 선발로 전환시켰다는 점도 넥센의 불안함을 노출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넥센의 든든한 '믿을맨'들이었던 불펜은 최근 이보근, 오재영 등의 부진으로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넥센은 항상 위기 속에서 새 싹을 피워왔다. 한현희의 최근 구위를 감안할 때 호투할 가능성도 높다. 삼성의 좌타자들을 어떻게 상대할지가 관건이다. 한현희는 올 시즌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1할6푼1리로 우타자 상대(.216)보다 더 낮다. 한현희의 호투에 넥센의 상위권 사수와 미래가 모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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