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써니'의 욕쟁이 진희 역할로 이름을 알린 배우 박진주가 "김지석 씨에게 욕 연기에서 졌다"고 말해 눈길을 모았다.
박진주는 지난 21일 오후 서울 압구정동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영화 '두 개의 달'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해 "영화 속에서 지석 씨가 한별 씨에게 욕을 하는 장면이 있는데 리얼하더라. 내가 지석 씨에게 (욕 연기에서) 졌다"고 말했다.
김지석은 "전작들에서 주로 남자 배우들과 작품을 많이 해왔고, 여자에게 욕을 하는 연기도 처음이라 힘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각본을 집필한 이종호 작가는 "김지석의 욕 대사는 원래 대본에 없었다. 지석 씨가 두려움에 사로잡혀 점점 미쳐가는 석호의 공포를 스스로 표현해낸 거다. 지석 씨의 욕 연기에서 공포 이상의 전율이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박진주는 이날 "이번 영화에서는 여고생이 사용하는 귀여운 은어 수준의 욕을 구사한다"며 "사실 '써니' 이후 욕쟁이 캐릭터가 굳어지지는 않을까 걱정이 많았다"는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앞서 박진주는 '두 개의 달' 제작보고회에서 "'써니'의 욕쟁이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그 이미지를 지우고 싶었다. 또 공포 영화라고 하면 사람들이 소리 지르고 귀신이 나오는 영화를 상상하는데 '두 개의 달'은 달랐다"며 차기작으로 공포영화를 택한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줄곧 코믹 연기를 선보였던 박진주는 이번 영화를 통해 모든 것이 두렵기만 한 여고생 인정 역을 맡아 연기 변신을 꾀한다. 박진주는 촬영 중 정체 모를 공포에 대한 두려움을 온몸으로 표현하며 실제 촬영장에서 실신까지 하는 등 열연을 펼쳤다.
한편 '두 개의 달'은 영화 '링'과 '레드 아이'를 통해 그만의 독특하고 감각적인 공포를 선보인 김동빈 감독이 8년 만에 선보이는 미스터리 공포물. 아침이 오지 않는 밤, 죽은 자들이 깨어나는 집을 배경으로 기억을 잃어버린 채 깨어나게 된 세 남녀, 소희(박한별), 석호(김지석), 인정(박진주)의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그린다. 오는 7월 12일 개봉.
nayou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