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PD "요즘 화두는 예측불허, 좌충우돌"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2.06.22 17: 07

"원칙만 지킨다면 잃을 것은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해요."
KBS 2TV 주말 버라이어티 '해피선데이-1박2일'의 요즘 화두는 '예측불허'다. 시청률이 하락해 동시간대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에 밀리고 파업 후유증으로 인한 위기설도 떠돌았지만 여전히 일요일 저녁, '1박2일'만을 고대하는 시청자들 앞에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고민, 고민 중에 떠오른 '승부수'다. 
연출자 최재형 PD는 최근 OSEN에 "요즘 우리 팀의 화두는 의외성, 예측불가능이랄까. 한국의 맛이나 아름다운 풍광을 놓치지 않는 선에서 (멤버들의) 좌충우돌을 극대화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가까운 예로 지난주까지 방송된 '무작정 여행-전북 편'을 봐도 제작진의 의도가 읽힌다. '무작정 여행'이라는 타이틀 자체가 의미심장했다. 당시 멤버들은 아예 전북에서 오프닝을 열고 팀을 나눠 식도락 여행, 도보 여행, 체험 여행 등 다양한 콘셉트의 여행을 떠났다. 심지어 숙소 자체도 미리 정해져 있던 게 아니다. 각 지역으로 흩어져 팀별로 여행을 끝낸 멤버들에게 유선 상으로 게임을 시켜 승자가 있는 곳까지 나머지를 돌아오게 했다. 김종민이 승리했고 결국 나머지 멤버 모두가 김종민 1명이 있는 지역의 베이스캠프로 모여들었다.
물론 '1박2일'은 예나 지금이나 각본, 대본이 없다. 또 리얼 버라이어티 여행기이기 때문에 당연히 돌발 상황이나 해프닝의 가능성은 늘 도사리고 있었다. 현 체제에서만 특별히 유독 예측불허, 의외의 순간이 발생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만들 수도 없다. 그저 굴러가는 대로 여행이 이어진다는 건 시즌1이나 지금이나 기본적으로 동일하다. 
그러나 멤버들 중 과반수가 그야말로 '예능 초보'라는 데서 시즌1과 차별되는 돌발 상황, 예측불허 해프닝은 더욱 늘어나고 또 더욱 위태로워질 가능성이 많다. 아직은 여행이나 야외 취침이나 하다못해 운전 하나에도 서툰 멤버들이 아닌가. 길눈이 어둡고 허기에 익숙치 못하고 벌어진 위기 상황에서 대응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서툰 남자들의 좌충우돌 활약상, 바로 여기서 시즌2의 묘미가 발생한다.
그래서 제작진은 다소 투박하고 어쩌면 더 독하게 멤버들을 대하게 된다. 물론 녹화 전의 사전 답사나 준비야 완벽하다지만, 서툰 멤버들에게 100개의 무기를 쥐어준들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이수근 김종민 엄태웅 정도가 그나마 유연성과 노련미를 갖췄다고 하지만 김승우와 차태현 성시경 주원 등 새 멤버들의 열정이나 임기응변이 오히려 더 빛을 발하는 경우도 많아 보인다. 제작진은 무작정 여행을 떠나게 하고, 제주도 앞바다에 반나절 동안 배를 띄우고 무작정 돌고래를 기다리게도 하는 대담함을 보여줬다. 여기에 대응하고 적응하고 때로는 '대항하는' 멤버들의 모습은 의외이거나 좌충우돌이거나 예측불허다.
최 PD는 "당분간은 지금의 화두를 벗어나지 않고 우리 식으로 부딪혀볼 생각이다"며 "예측불허, 의외의 상황 속에서 출연진도 제작진도 조련될 수 있는 기회가 속속 생겨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칙만 지킨다면 잃을 것은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원칙 끝에 나오는 당황스러운 의외의 순간, 돌발 상황을 자꾸 겪어내며 멤버들은 자라고 안방의 웃음소리도 더욱 커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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