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사이드암 투수 우규민(27)이 선발 로테이션에 연착륙했다.
우규민은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주말 3연전 첫 경기에서 5⅓이닝 2실점했다. 총 96개의 공을 던졌고 7피안타 1볼넷 3탈삼진을 기록했다.
3회까지는 완벽에 가까운 투구내용이었다. 공이 낮게 깔리면서도 상대 타자의 몸쪽과 바깥쪽을 자유롭게 공략했다. 직구 최고 구속 142km가 찍히며 구원등판 때보다 더 나은 구위를 보였다. 슬라이더의 각도 예리하게 형성되며 롯데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했고 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도 다이나믹하게 움직였다.

위기는 6회초에 찾아왔다. 우규민은 손아섭에게 볼넷을 허용하고 강민호를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지만 유독 고전한 박종윤에게 좌전안타, 그리고 조성환에게 1타점 우전안타를 맞았다. 이어 우규민은 황재균에게 병살타성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지만 오지환이 에러를 범해 2실점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9회초 아웃 카운트 하나 만을 남겨두고 마무리 봉중근이 강민호에게 투런포를 허용, 우규민은 아웃카운트 하나 차이로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고 LG도 연장 12회 끝에 롯데에 5-6으로 패했다. 결과적으로 LG는 이동현, 유원상, 봉중근을 모두 쓰고도 경기를 내줘 큰 손실을 입었다. 특히 이동현과 유원상의 경우 3일 연투를 감수하며 등판했었다.
하지만 LG가 이날 경기에서 모든 것을 잃지는 않았다. 선발 등판한 우규민이 지난 경기에 이어 두 경기 연속 좋은 투구내용을 보였다. 우규민의 두 차례 선발 등판 성적은 12⅓이닝 소화 평균자책점 1.46 피안타율 2할2푼9리로 올 시즌 구원 등판 성적인 평균자책점 3.66 피안타율 2할5푼6리보다 좋다. 지난 16일 에이스 벤자민 주키치의 배탈 증상이 단기적으로는 LG 선발진의 강화를 꾀하게 했다.
물론 과제는 있다. 경기 중반 체력 문제 없이 마운드를 지켜내야 한다. 우규민은 안정적인 제구력이 경기 중반부터 흔들렸고 결국 실점했다. 좌타자를 상대할 무기 역시 필요하다. 올 시즌 우규민은 좌타자에게 피안타율 2할6푼1리를 기록 중인데 이는 우타자의 2할4푼4리보다 높다. 롯데전에서 우규민은 좌타자 박종윤에게만 3안타를 내줄 만큼 고전하기도 했다. 좌타자를 상대할 때 체인지업의 활용도를 보다 높일 필요가 있다.
우규민은 “아무래도 불펜에서 뛸 때는 궁지에 몰린 상태에서 등판하는 경우가 많아서 신경 쓸 것도 많았다. 그런 면에서 선발 등판이 심적으로 더 편한 거 같다. 큰 부담 없이 한 이닝 씩 마친다는 기분으로 던지면 된다”고 말한다. 시즌 중반, 선발진에 합류한 우규민이 LG 마운드에 호재로 작용할지 지켜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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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