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원상, "개인보다 팀이 우선…팀이 있어야 내가 있으니까"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2.06.23 18: 01

만년 기대주에 머물렀던 유원상(26, LG 투수)이 쌍둥이 군단의 특급 셋업맨으로 탈바꿈했다. 유원상은 올 시즌 계투진의 한 축을 맡으며 홀드 부문 2위를 질주 중이다. 1.86의 평균 자책점에서 알 수 있듯 투구 내용도 단연 으뜸.
23일 잠실 롯데전을 앞두고 기자와 만난 유원상은 "선발로 뛰면 체력적인 부분에서 편하지만 중간이 더 잘 맞는 것 같다"고 운명처럼 받아 들였다. 접전 상황에서도 벤치의 신뢰를 등에 업고 마운드에 오르니 이보다 짜릿할 수 없다.
언젠가 선동렬 KIA 감독은 유원상의 성공 사례에 대해 "투수들은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있다"고 했었다. 4월 27일 사직 롯데전, 유원상의 야구 인생을 바꾸는 계기였다. 유원상은 6회 마운드에 올라 2⅔이닝 무실점(2피안타 3탈삼진) 완벽투를 선보였다.

유원상은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그때 홍성흔 선배님과 박종윤 선배님을 삼진으로 잡은 뒤 셋업맨으로 자리잡게 됐다. 이날 경기가 자신감을 얻게 되는 계기였다"고 대답했다. 특별한 호투 비결은 없었다. 비시즌 때 어깨, 팔꿈치 보강 훈련에 몰두한게 전부란다.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었다'는 우등생의 소감을 연상케 했다.
유원상의 아버지인 유승안 경찰청 야구단 감독은 "분명히 좋아졌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열심히 한 덕분에 한 단계 올라갔다"고 흡족한 반응을 보이기도. 유원상 또한 "아버지께서 정말 좋아하신다"고 배시시 웃었다.
LG의 특급 셋업맨으로 자리매김한 유원상은 타 구단의 경계 대상으로 급부상했다. 유원상은 타 구단의 전력 분석보다 자신의 공이 좋으면 최고라고 여겼다. "체력적으로 쳐지지 않도록 하는게 가장 중요하다. 공이 좋으면 자신감이 커져 이길 수 있다. 반면 아무리 (타 구단의 전력 분석을) 대비해도 내 컨디션이 나쁘면 소용없다".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치는 유원상에게 올 시즌 목표를 물었다. "홀드왕은 SK (박)희수형과의 격차가 워낙 크니 힘들다. 이기는 경기에 많이 나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다. 개인 성적보다 팀의 4강 진출이 우선이다. 나 혼자 잘 해봤자 의미없다. 팀이 있어야 내가 있으니까". 대기만성, 유원상을 두고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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