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현의 머리가 인천을 무승의 늪에서 구해냈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23일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17라운드 상주 상무와 홈 경기서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설기현의 극적인 헤딩 결승골에 힘입어 1-0의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리그 13경기 만의 값진 승리이자 지난 4월 15일 상주전서 임시 지휘봉을 잡은 김봉길 감독대행 체제 이후 10경기 만에 얻은 꿀맛 같은 승리였다.

홈팀 인천의 김봉길 감독대행은 최전방에 설기현을 배치한 채 2선에는 정혁-이보-김재웅이 나섰고, 중앙 허리라인에는 지난 FA컵 16강전서 체력을 비축했던 김남일-난도가 짝을 구성했다. 반면 상주의 박항서 감독은 이성재를 필두로 김정빈-고차원이 황진성-이명주-신형민으로 미드필드 라인을 구성하며 인천에 맞섰다.
전반 초반 서로의 허점을 노리며 탐색전을 펼치던 양 팀은 상대의 강력한 압박에 고전하며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홈 팀 인천의 김재웅이 슈팅 1개를 기록한 채 전반 25분까지 소득을 올리지 못했다.
근소한 주도권을 잡으며 경기를 풀어가던 인천은 전반 26분 경합되어 흘러나온 볼을 난도가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하며 상주의 골문을 위협했다. 크로스바를 넘어갔지만 이날 양 팀을 통틀어 위험지역 근처에서 나온 첫 슈팅이었다.
반격에 나선 상주도 전반 27분 역습상황서 김정빈의 스루 패스를 받은 고차원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유현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찬스를 맞았지만 고차원의 슈팅은 유현의 선방에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인천은 앞선에 위치한 설기현-정혁-이보-김재웅이 날카로운 움직임과 패스를 통해 서서히 상주의 뒷마당을 공략했다. 인천은 전반 36분 왼쪽 측면을 허문 정혁이 문전을 향해 땅볼 크로스를 올려줬고 이를 김재웅이 지체없이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이상기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후에도 주도권을 놓지 않던 인천이었지만 마지막 패스와 크로스의 정학성에 애를 먹으며 결국 선제골을 넣지 못한 채 전반을 마감했다. 후반 들어서도 공세를 늦추지 않던 인천은 후반 7분 왼쪽 코너킥에서 올라온 정혁으 크로스가 문전 혼전 상황에서 골문 안으로 향했지만 골라인을 넘기 바로 직전 이상기 골키퍼가 잡아내며 기회는 무산됐다.
반격에 나선 상주는 단 한 번의 역습으로 선제골 찬스를 잡았다. 후반 13분 아크 서클 정면에서 김정빈이 슈팅모션을 취한 뒤 고차원에게 침투 패스를 연결하며 슈팅 찬스를 잡은 것. 고차원이 낮게 깔아 찬 슈팅은 인천의 골대 왼쪽 구석을 향해 향했지만 인천의 유현 골키퍼가 가까스로 쳐내며 기회는 무산됐다.
후반 중반 상주의 공세에 시달렸던 인천의 김봉길 감독대행은 후반 17분과 22분 난도와 김재웅 대신 최종환과 한교원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후반 25분 좌측면에서 올라온 정혁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설기현이 넘어지며 오른발에 맞췄다. 비록 골대를 벗어나긴 했지만 위협적인 장면이었다.
최종환-한교원의 투입으로 공격의 활기를 찾은 인천은 상주를 쉴새 없이 몰아붙였다. 후반 33분 우측면에서 이규로가 공격에 가담하며 수비수와 골키퍼 사이로 위협적인 크로스를 배달했다. 문전으로 침투하던 한교원이 발을 뻗어봤지만 살짝 미치지 못했다. 3분 뒤에는 한교원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멋진 개인기로 수비수를 농락한 뒤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골문 밖으로 흘러갔다.
공격의 고삐를 당긴 인천은 1분 뒤 왼쪽 측면을 완벽히 허문 최종환이 자로 잰 듯한 크로스를 올려주며 선제골의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한교원의 논스톱 슈팅은 크로스바를 강타하며 인천의 마음을 다급하게 만들었다.
인천은 이후에도 파상공세를 퍼부었지만 결국 굳게 닫힌 상주의 골문을 열지못하는 듯했다. 하지만 승리는 극적인 순간에 찾아왔다. 추가시간에 우측면에서 이규로가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문전에 대기하고 있던 설기현이 번개 같이 뛰어 올라 헤딩 슈팅으로 상주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 골을 결국 결승골이 되며 인천은 지긋지긋한 무승에서 헤어나올 수 있었다.
■ 23일 전적
▲ 인천 축구전용경기장
인천 유나이티드 1 (0-0 1-0) 0 상주 상무
△ 득점=후 45 설기현 (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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