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커버스커, 마음 꽉 채운 콘서트...공연계 '건축학개론'
OSEN 황미현 기자
발행 2012.06.23 21: 53

 첫 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로 상반기 영화 '건축학 개론'이 붐을 이뤘다면 가요계에는 버스커버스커가 있다.
버스커버스커가 무대에 오르자 파란 야광봉을 든 객석은 '여수 밤바다'가 됐고, 특수 장치로 흩날리는 종이 조각은 콘서트 장내를 완연한 봄으로 만들었다. 버스커버스커는 23일 오후 6시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버스커버스커 앙코르' 콘서트를 열고 3000명의 팬들을 만났다. 지난 22일 관객까지 합하면 이틀간 총 6000여 명의 관객과 호흡한 것. 
버스커버스커의 공연을 알리는 조명이 켜지자 멤버들은 깡총깡총 뛰며 무대에 등장했다. 입장시 나눠줬던 야광봉을 목에 건 형태는 "이 야광봉을 거니 아이언맨이 된 것 같다. 오늘 공연을 아이언맨 같은 파워로 잘 해보자"라고 첫 인사를 건넸다.

장범준은 49인의 스트링의 웅장한 사운드를 기반으로 곡 '첫사랑'으로 공연의 포문을 열었다. 눈을 감고 음절 하나하나를 음미하는 장범준에 여성 관객들은 넋을 잃고 바라봤고, 이따금씩 날려주는 장범준의 '사랑의 총알'에 아낌없는 환호성을 내질렀다.
버스커버스커는 1집 앨범과 엠넷 '슈퍼스타K3'에서 선보였던 곡들만으로 짜임새있는 공연을 펼쳐냈다. 1집 앨범 전곡이 히트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들은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곡 '벚꽃엔딩'을 비롯해 '첫사랑', '이상형' 등으로 관객의 마음을 움직였고 지난 21일 발매한 '1집 마무리 앨범' 수록곡 '정말로 사랑한다면', '그댈 마주하는 건 힘들어', '소나기(주르르루)'로 색다른 무대를 선사했다. 또 자신들의 곡이 아닌 한예슬의 '그댄 달라요', 송골매의 '어쩌다 마주친 그대' 등으로 신선함도 선물했다.
특히 김형태는 무대 중간 하림의 '나침반'을 열창하는 솔로 무대를 선보여 숨겨놓은 보컬 실력을 꺼내놨다. 김형태는 "이 노래를 부르면 옛 여자친구가 생각나곤 한다"며 수줍게 웃어보였다. 김형태의 무대가 끝나자 관객들은 "앙코르"를 외치며 김형태의 수준급 보컬 실력을 극찬했다.
이들은 무대 중간 중간 인간미 넘치는 멘트로 팬들의 배꼽을 잡게 했다. 장범준과 김형태는 브래드와의 완벽하지 않은 영어 회화를 구사하며 웃음을 유발하게 한 것.
김형태는 남자친구가 없다는 한 여성의 사연을 읽은 뒤 브래드에 "노 보이프렌드. 프라블럼"이라며 상황을 설명했고 브래드는 "노 프라블럼. 보이즈 해브 어 프라블럼. 피니쉬"이라며 아름다운 여성을 알아보지 못하는 남자들이 문제라며 명쾌한 해답을 내놨다.
버스커버스커는 이날 두시간 여 동안 지루할 틈 없는 꽉찬 무대를 꾸며내며 공연계의 '건축학개론'을 연상케 했다. 첫사랑의 아련한 기억을 노래로 풀어내는 이들의 매력은 무대에서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무대를 마친 장범준은 "더 이상 부를 노래가 없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시간이 필요하다. 좋은 노래를 담은 2집 앨범으로 빨리 돌아오겠다. 우리의 활동을 위해 고생해준 많은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이 자리에 와주신 모든 분들 정말 사랑한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goodhmh@osen.co.kr
cj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