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 결승골' 설기현, "호나우두-벤제마에게 배우는 중"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2.06.23 21: 51

'인천의 스나이퍼' 설기현(33)이 팀을 무승의 늪에서 탈출시키며 훨훨 날아올랐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23일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17라운드 상주 상무와 홈 경기서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설기현의 극적인 헤딩 결승골에 힘입어 1-0의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인천은 리그 13경기 만의 값진 승리이자 지난 4월 15일 상주전서 임시 지휘봉을 잡은 김봉길 감독대행 체제 이후 10경기 만에 얻은 꿀맛 같은 승리였다.

이날 설기현은 전반 초반부터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에 막히며 이렇다 할 슛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설기현은 기어코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후반 추가시간 번개 같이 솓구쳐 그림 같은 헤딩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을 지긋지긋한 무승에서 탈출시켰다.
설기현은 경기 후 인터뷰서 "정말 기분이 좋고 감동이었다"며 "1승이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에 우리한테 정말 소중한 승리다. 김봉길 감독대행 체제 이후 좋은 경기를 하고도 아쉽게 승리를 놓친 경우가 많았었는데 오늘 승리를 발판으로 앞으로도 좋은 경기를 이어가겠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어 "경기 전 '누구든지 골을 넣어서 이겼으면 좋겠다', '이기면 어떤 기분일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결승골을 넣어 승리했을 때는 정말 기분이 좋았다"며 "이 분위기를 살려서 성남전서 연승한다면 상대 팀이 두려워하는 쉽지 않은 팀이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성남이 중요한 것 같다"고 필승을 다짐했다.
인천은 그동안 좋은 경기를 하고도 결정력 부족 혹은 뒷심 부족으로 승리를 헌납해야 했다. 그렇기 때문에 뛰어난 골잡이에 대한 열망도 있게 마련. 이에 대해 설기현은 "주위에 좋은 선수들이 많으면 골을 넣기 쉬운 건 사실이다. 하지만 시민구단이기 때문에 좋은 선수들을 영입하는 것이 힘들다. 인천시도 그렇고 구단도 재정이 어렵기 때문에 큰 욕심은 없다. 지금 선수들도 잘하고 있다"며 "문제는 우리가 리드를 하고 있을 때 지키지 못했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고 이겨야 할 경기에서 이길 수 있다면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설기현은 올 시즌 인천으로 적을 옮긴 뒤 최전방을 책임지며 인천에서 최다 골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설기현의 주포지션은 전형적인 스트라이커가 아니고 윙포워드다.
"예전에는 윙포워드의 플레이를 주로 봤는데 요새는 스트라이커의 플레이를 자주 본다"는 설기현은 "카림 벤제마가 여유있게 볼을 컨트롤하면서 슈팅까지 연결하는 것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의 경기도 보면서 '저럴 땐 저렇게 해도 되는구나. 저렇게 했을 때 저런 장면들이 만들어 지는구나' 생각하면서 보고 배웠다"며 "축구는 항상 배움의 끝이 없는 것 같다. 좋은 플레이를 보면서 내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하다 보면 더 좋은 플레이가 나오는 것 같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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