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게임 못지 않은 이용훈의 의미있는 승리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2.06.24 20: 04

거인 마운드의 '맏형' 이용훈(롯데 투수)은 24일 잠실 LG전 선발 등판을 앞두고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이틀 연속 연장 접전을 치르며 마운드 소모가 컸던 만큼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이용훈은 "이틀간 후배들이 많이 던졌잖아. 오늘은 편히 경기를 지켜보게끔 해주고 싶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날 LG는 외국인 투수 벤자민 주키치를 선발 예고했다. 이용훈은 지난달 30일 사직 LG전서 주키치와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이용훈은 5⅔이닝 2실점(비자책), 주키치는 6이닝 2실점으로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 이용훈은 "그때 2점씩 내줬는데 오늘은 승부를 봐야 하지 않겠냐"고 필승을 다짐한 뒤 "오늘 경기 한 번 지켜봐라"고 자신감 넘치는 한 마디를 던졌다.
롯데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이용훈은 천하무적이었다. 8회 원아웃까지 단 한 개의 안타와 볼넷도 허용하지 않았다. 롯데 타선 또한 이용훈을 위해 화력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4회 2사 후 홍성흔이 좌전 안타를 때린 뒤 박종윤이 좌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터트려 선취 득점에 성공했다. 7회 1사 후 황재균, 정훈, 이승화의 연속 안타로 3-0으로 달아났다.

지난해 9월 1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2군 경기에서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첫 퍼펙트 게임을 달성했던 이용훈이 1군 무대에서도 대기록의 주인공이 되는 듯 했다. 그러나 그는 3-0으로 8회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최동수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퍼펙트 게임 달성이 무산되는 순간이었다.
곧이어 이용훈은 오지환에게 내야 안타를 얻어 맞았다. 1사 1,2루 실점 위기에 놓인 이용훈은 김일경을 우익수 뜬공으로 유도하며 한숨을 돌리는 듯 했으나 윤요섭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첫 실점을 허용했다.
롯데는 9회 김주찬의 좌중간 2타점 2루타와 상대 실책으로 4점을 보태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롯데는 LG를 7-1로 꺾고 주말 3연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이용훈은 8이닝 1실점(3피안타 7탈삼진)으로 7승째를 따냈다.
사상 첫 1,2군 퍼펙트 게임 달성은 물거품이 됐지만은 혼신의 역투를 펼치며 귀중한 승리를 선사했다. 그리고 다승 선두 주키치와의 맞대결에서도 완승을 거두며 두 마리 토끼 사냥에 성공했다. 퍼펙트 게임 만큼은 아니지만 의미있는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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