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괴물 에이스' 류현진(25)이 1군 복귀전 부진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머리를 짧게 깎고 팀의 삭발 대열에 동참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류현진은 24일 대전구장에서 벌어진 '2012 팔도 프로야구' 두산과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3이닝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4실점으로 부진했다. 지난 7일 대전 롯데전 이후 17일 만에 1군 경기에 선발등판했으나 기대치를 밑돌았다. 팀 타선의 도움으로 패전 조건에서 벗어난 것에 만족해야 했다.
류현진은 지난 7일 대전 롯데전에서 오른쪽 등 근경직을 호소하며 5이닝만 던지고 내려갔다. 이후 옆구리 뭉침.증상까지 겹치며 3일 뒤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재활군으로 내려가 몸을 추스르는 데 집중한 류현진은 19일 하프피칭, 22일 불펜피칭으로 복귀 준비를 끝마쳤다. 17일만의 1군 복귀전에서 곧바로 선발등판했다.

1회초 출발은 좋았다. 최주환을 중견수 뜬공, 정수빈을 2루 땅볼, 윤석민을 우익수 뜬공으로 삼자범퇴. 공 10개면 충분했다. 그러나 2회 선두타자 김현수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뒤 폭투로 2루까지 보내더니 양의지에게 우중월 적시 2루타를 허용했다. 이종욱을 삼진 잡는 등 후속 3타자를 범타로 잡고 추가실점을 막았지만 압도적인 모습이 아니었다.
3회 첫 타자 고영민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역대 최소경기(12경기) 시즌 100탈삼진과 함께 역대 5번째로 7년 연속 세 자릿수 탈삼진을 세웠으나 이후 집중타를 맞았다. 최주환에게 초구 바깥쪽 직구에 좌전 안타를 맞은 뒤 정수빈을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으나 윤석민에게 초구에 가운데 높은 146km 직구를 던져 115m 좌중월 투런포를 맞았다.
이어 김현수에게도 초구에 몸쪽 높은코스로 145km 직구를 던졌다. 김현수가 이를 놓치지 않고 끌어당겨 솔로 홈런을 쏘아올렸다. 개인 통산 3번째 백투백 홈런 허용. 양의지를 볼넷으로 내보낸 류현진은 국해성을 중견수 뜬공으로 막고 더 이상 실점을 주지 않는데 만족했다. 4회부터 마운드를 정민혁에게 넘겼고 시즌 평균자책점은 2점대(2.76)에서 3점대(3.12)로 올랐다.
경기 후 류현진은 "윤석민에게 던진 홈런은 실투였다"면서 "팀이 중요한 시기에 (마운드에서) 빨리 내려왔다. 팀에 도움되지 못해 아쉽다"고 털어놓았다. 역대 최소경기 100탈삼진에 대해서는 "기록에는 신경 쓰지 않았다. 못 던진 게 아쉬울 뿐"이라며 기록보다 자신의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을 자책했다.
하지만 한화 타선은 6회 김경언의 솔로 홈런과 7회 김태균의 스리런 홈런 등 6~8회에만 대거 6득점을 폭발시키며 5점차의 열세를 극복했다. 연장 10회 대접전 끝에 7-8로 패했지만, 류현진으로서는 패전 조건이 없어진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이날 만큼은 류현진이 한화 타자들에게 고마워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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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